[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까진 불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화물사업으로 유일하게 흑자기조를 유지했던 대형항공사(FSC)들도 올해는 항공운임이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지난해만큼의 화물 호조를 이어가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FnResearch)'가 분석한 항공업계의 지난해 4분기 예상 실적에 따르면 상장된 LCC(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모두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제주항공의 4분기 영업손실은 659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451억원) 대비 적자확대된 수치다. 진에어 또한 영업손실 441억원, 티웨이항공도 영업손실 400억원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단거리 노선을 기반으로 운영해 온 LCC들은 지난해 코로나19 직격탄으로 1년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라 일부 유럽과 미주노선을 제외한 대부분 여객노선이 막히면서 매출발생은 사실상 제로(Zero)였기 때문이다.
나름의 고육지책으로 △교민수송 등 임시편 투입 △단거리 화물사업 △연말 시점 기내쇼핑이 가능한 관광비행상품을 잇따라 출시했지만 확진자들이 지속 증가하면서 수익개선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LCC 관계자들은 "백신이 보급됐다해서 바로 상황이 바로 나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최소 연말부터 여객수요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전까지는 사실상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올해도 작년과는 크게 바뀌는 것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LCC와는 반대로 장거리 네트워크를 이용해 화물사업을 극대화했던 FSC는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전 세계적인 항공 화물 운임 상승효과를 누린 덕분이다.
항공화물 운임지수인 TAC 지수에 따르면 홍콩∼북미 노선 항공화물 운임은 지난해 1월 1㎏에 3.14달러였지만, 5월 7.73달러까지 급등했다. 7월에는 4.96달러로 하락했지만, 다시 상승 추세를 회복하며 12월 7.5달러까지 올랐다.
대한항공의 경우 유휴 여객기를 이용한 화물 수송 확대, 전용화물기 개조를 통해 2분기에는 1485억원, 3분기에는 76억원의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3분기 기준으로는 총매출 가운데 화물 비율(52.1%)이 절반을 넘어섰다. 2018년(23.8%), 2019년(20.8%)과 비교하면 화물 매출 비중이 두배 넘게 증가한 셈이다.
따라서 대한항공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191억원) 대비 소폭 감소한 1020억원으로 추정된다. 아시아나항공도 비슷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는 화물 운임이 안정세에 접어들며 지난해 초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FSC의 흑자행진이 종료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여기다 전 세계 항공사 모두 본격적으로 화물사업을 시작했기에 이 또한 위협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대한항공은 올해 화물 특수 상황이 진정되는 상황을 고려해 지난해보다 축소된 화물 사업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업계는 올해부터 보급될 코로나 백신을 통해 여객수요 회복 등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봤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 여행수요는 백신 보급이 마무리되는 올해 말부터 조금씩 회복될 전망"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종료하면 그동안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대한항공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