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나 청약건수, 균등배정 상회···추첨제로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시장 '최대어' 백신 전문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63조원대 뭉칫돈이 몰렸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6개 증권사에 최종적으로 모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청약 증거금은 63조619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사상 최다 증거금을 끌어모았던 카카오게임즈(58조5543억원)의 기록을 5개월여 만에 갈아치웠다.
오전 11시께 이미 33조9000억원대를 기록, 지난해 IPO시장 열기를 이끈 SK바이오팜의 증거금(30조9899억원)을 웃돌았다. 이후 빠르게 불어나며 오후 2시께 52조8000억원으로, 기록 경신이 사실상 확실시됐다. 청약 첫날인 전날 14조1474억원에 그쳤지만, 둘째 날 49조원 이상의 자금이 집중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 일반 공모주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약 335.36대 1로 집계됐다. 청약 둘째날 신청자가 더욱 몰리면서 전날 경쟁률(75.9대 1)의 4배를 넘어섰다.
대표 주관사로 가장 많은 물량이 배정된 NH투자증권(배정비율 37%)은 경쟁률 334.42대 1, 한국투자증권(배정비율 23%)은 371.54대 1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에만 23조4000억원의 증거금이 모였다.
이어 미래에셋대우(22%) 326.33대 1, SK증권(8%) 225.18대 1이었다. 배정 물량이 5%인 삼성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각각 443.23대 1, 284.7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방증하듯 주관증권사 영업점에는 청약 신청을 위해 계좌를 개설하려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한국투자증권 등 일부 주관사는 신청자 접속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인터넷 청약 신청이 지연되기도 했다.
공모주 청약에 인원이 대거 몰리면서 1주도 받지 못하는 청약자가 대거 나오게 됐다. 증권사별로 청약 계좌 수가 균등 배정 물량보다 많으면 무작위 추첨 방식이 도입됐기 때문이다.
삼성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청약 건수가 각각 39만5290건, 20만9594건을 기록해 균등배정 물량(14만3438주)을 이미 웃돌았다. 이에 따라 추첨을 통해 배정하게 되면서, 청약을 했더라도 1주도 받지 못하는 청약자들이 나오게 된다.
이외 증권사의 경우, 청약 건수가 균등배정 물량보다 적어 청약자 모두 최소 1주 확보가 가능하다. NH투자증권의 경우 균등 배정 물량은 106만1438주인데 청약 계좌 수가 64만6826건 수준으로 마감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65만9813주 균등 배정 물량에 모두 55만432건이 청약했다. 미래에셋대우의 균등 배정 물량은 63만1125주로 청약 계좌수는 47만9911건이었다. SK증권의 경우 균등 배정 물량 22만9500주에 청약 계좌 수가 11만6114건이다.
역대급 공모 청약 기록을 새로 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오는 18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위탁생산을 하는 국내 유일한 기업인 점에서 상승 모멘텀이 충분하다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고평가 논란도 일부 제기돼, 상장 후 주가 흐름에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