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원·달러 환율이 5원 가까이 하락출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1조9000억달러(약 2140조원) 경기부양 법안 서명에서 비롯된 위험선호 심리 회복이 주효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24분 현재 전날 종가보다 5.3원 내린 달러당 1130.6원을 나타내고 있다. 전날보다 4.9원 내린 1131.0원에 출발한 환율은 장 초반 1129∼1131원대에서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날 환율 하락은 바이든 미 대통령의 경기부양 법안 서명에 따른 위험선호 심리 회복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경기부양 법안이 통과되면서 지급되는 1400달러(약 158만원) 중 상당 부분을 주식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밤사이 뉴욕증시 상승이 글로벌 위험선호 회복을 주도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88.57p(0.58%) 오른 3만2485.59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04%, 2.52% 상승 마감했다.
간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5%대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미 고용 지표가 양호했던 점,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상승에 대응한 조치를 단행한 점 등이 금리 안정에 일조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4만2000명 감소한 71만2000명(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첫째 주 이후 가장 적은 수치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최저치에 다시 근접했다. ECB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의 총한도도 변화도 변화를 주지 않았다. 다만 2분기에 PEPP의 채권매입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전날 장 막판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던 국내증시 외국인 자금 유입이 이날까지 이어지며 코스피 상승과 원·달러 하락을 이끌어 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A은행 외환딜러는 "역내외 투자심리 회복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에) 하락 압력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최근 확인됐던 강한 달러수요 등이 하단을 지지해 1130원 중심으로 등락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9시21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5.40p(1.17%) 오른 3049.10를 지나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9.09p(1.00%) 오른 917.10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