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지난해 증시를 뜨겁게 달군 '동학개미운동'으로 국내 상장사에 투자한 소액주주가 1년 만에 8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언택트·의학 등 코로나 관련 테마주에 개인 주식투자자들이 대거 몰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상장사 중 2019년과 비교 가능한 2041개 기업의 소액주주 수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총 4493만684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말 2502만4942명에 비해 79.6%(1991만1905명) 증가한 수치다. 소액주주는 의결권이 있고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1에 미달하는 주식을 소유한 주주를 말한다.
이 가운데 코스피 상장 기업 752개 사의 소액주주 수는 작년 말 기준 2551만3337명으로 전년 말(1378만1858명) 대비 85.1%(1173만1479명) 늘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 등록 기업 1289개 사의 소액주주도 2019년 1124만384명에서 지난해 1942만3510명으로 72.8%(818만426명)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코스피 기업의 경우 포털 등 서비스업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작년 말 기준 서비스업의 소액주주 수는 총 252만2641명으로 전년(103만6201명) 대비 143.5%(148만천440명) 증가했다. 네이버가 4만3622명에서 42만6807명으로 1년 새 878.4%(38만3185명) 늘었다. 카카오도 12만9632명에서 56만1027명으로 332.8%(43만1395명) 증가했다.
업종 증가율 2위는 전기전자로 137.4%(275만2017명) 늘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9년 말 56만8천313명이던 소액주주가 지난해 말 215만3969명으로 279%(158만5656명) 증가했다. 코로나19로 반도체와 가전 시장이 호황을 보인 데다 삼성전자의 배당정책 확대로 동학개미들이 대거 주주대열에 합류했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은 2만8710명으로 1년 전보다 398.9%(2만2955명) 늘어 전기전자 업종 중 증가폭이 가장 컸다.
코로나19 특수로 의약품(123.4%)과 운수창고업(119.7%) 업종도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증가율 '톱5'에 포함됐다. 의약품에서는 신풍제약(859.1%)과 종근당바이오(439.1%)가, 운수창고업에서는 대한항공(346.2%)과 CJ대한통운(164.7%) 등이 소액주주가 많이 늘었다.
코스닥에서는 기계·장비 업종이 2019년 64만5695명에서 지난해 127만8529명으로 98%(63만2834명)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인터넷(97%)과 반도체(92.8%), 화학(87.2%), 제약(85.9%)도 증가율 상위 업종에 이름을 올렸다.
개별 기업중 소액주주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삼성전자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급락한 지난해 3월 이후 개미들이 집중 매수에 나섰다. 이어 현대차가 2019년 14만1067명에서 지난해 58만1803명으로 44만736명이 증가해 2위를 차지했고, 카카오(43만1395명 증가), 네이버(38만3185명 증가), 대한항공(28만3018명 증가)도 소액주주가 많이 늘었다.
한편 국내 코스피 지수는 2019년 말 기준 2197.67에서 지난해 말 2873.47로 675.8(30.8%)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669.83에서 968.42로 298.59(44.6%)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