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가 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을 출범한 지 약 3개월간 총 34명을 구속하고 529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부동산 투기수익 908억원에 대해 몰수·추징하고, 탈루액 534억원에 대해서도 추징하기로 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부동산 투기 조사·수사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정부는 특수본과 함께 검찰의 수사협력단과 전담수사팀, 국세청 부동산 탈세 특별조사단, 금융위원화·금융감독원 특별금융대응반 등을 통해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했다. 그 결과 지난 5월말 기준 총 646건, 2800명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총 34명을 구속했으며, 908억원의 재산을 몰수 및 추징 보전조치했다.
국세청의 경우 지금까지 탈세 혐의 등이 확인된 94건에 대해 증여세·법인세 등 약 534억원의 세금을 추징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불법 대출이 의심되는 4개 금융기관을 현장 점검해 총 43건, 67명을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전직 차관급 기관장과 기초지자체장, 시군의원, 실무 직원까지 여러 공직자가 내부 정보를 활용해 토지를 매입한 혐의가 다수 적발됐다.
수사의 계기가 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경우, 수사 과정에서 광명·시흥 신도시 개발 담당 직원이 친인척, 지인 등을 동원해 범행을 주도한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청은 LH직원 77명을 비롯해 151명을 적발해, 현재까지 4명을 구속하고 126명에 대해 수사 중이다.
김 총리는 "공직자의 이러한 불법 혐의에 대해 매우 부끄럽게 생각하고 국민 앞에 사죄드린다"면서 "앞으로 정부는 민간 부문에서도 불법적 부동산 투기를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는 자세로 철저히 감시·감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불법적 부동산 투기는 서민의 꿈과 희망을 짓밟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범죄"라며 "공직자를 포함해 불법적 투기는 반드시 처벌받고, 불법 투기수익은 몰수·추징된다는 상식을 이번 기회에 분명히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지켜봐 달라"며 "정부는 유사한 불법행위가 다시는 발붙일 수 없도록, 기한을 두지 않고 성역 없이 수사하고 조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날 중간 수사결과 발표 이후에도 기한을 별도로 두지 않고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