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인상 시 큰 조정 올 수 있다" 의견도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저금리이고, 전세난 등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소들이 더 많기 때문에 금리 인상 자체의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2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0.5%에서 0.75%로 0.25%포인트(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낮아진 기준금리를 15개월 만에 처음 올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저금리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등 개인대출의 수준에서는 0.25%p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부담하는 이자액이 약간 늘어나는 정도에 그친다"며 "이는 충분히 개별 가계,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라고 설명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이번 금리인상은 이미 수개월 전에 예고돼 있었고, 금리 인상기에 부동산 시장가격이 하락한 적이 별로 없다"며 "또한 인상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저금리이기 때문에 시장에 큰 영향은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물 부족 현상, 전세난, 유동성 등 현재 부동산 시장에 존재하는 다른 요소들이 기준금리 인상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가진다는 의견도 있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기준금리가 0.25p 상승했지만 여전히 0.75%로 저금리인 상황"이라며 "세, 네 번 정도 추가적으로 인상이 이어진다면 집값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이뤄진다면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러운 이들이 집을 내놓을 수 있지만, 최근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대기 매수자들이 있어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론적으로 보면 금리 인상은 집값 하락을 불러오지만, 이제까지 금리를 올렸다고 집값이 내려간 적은 없다"며 "현재 집값은 전세난, 풍부한 유동성 등 최근 주택시장의 상황 등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지고 입주물량까지 늘어난다면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집값에 영향을 주는 많은 요소 중 가장 비중이 큰 세 가지를 꼽으면 부동산 정책, 금리, 공급물량 등이 있다"며 "현재는 부동산 규제책만 집중돼 있는 상황이었으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됐고, 입주물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기까지 맞물리게 되면 집값은 크게 조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두고 "누적된 금융 불균형을 완화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에 첫발을 뗀 것"이라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