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추경발 국고채 발행분 최대한 균등 발행
가계부채 안정세·금융권 손실흡수능력 확충 유도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정부와 한국은행이 국채금리 안정을 위해 한은의 국고채 추가 단순매입을 추진한다. 가계부채의 경우 안정세 유지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오는 3월 말 종료 예정인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조치의 재연장 여부는 다음달 중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정은보 금융감독원 원장과 함께 올해 첫 확대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최근 경제상황과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재정·통화·금융당국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해 9월30일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이들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확대와 국제유가 상승, 가공식품·외식가격 인상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크게 확대되는 것을 우려하면서 상반기 물가 안정을 꾀하기로 했다.
유동성 관리 등 한은의 거시적 대응과 함께 농축수산물 수급관리, 가공식품 감시강화, 유류세 조정 등 정부의 미시적 안정 조치를 추진, 근원물가의 안정적 관리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빠른 상승세를 보이는 국채금리 안정을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우선 정부는 추경에 따른 국고채 발행분을 최대한 균등하게 발행하기로 했다. 한은은 국고채 추가 단순매입과 통안채 월별 발행물량 조절 등을 적기에 추진할 방침이다.
가계부채와 관련해선 거시적인 관리를 강화한다. 지난 회의에서 '가계부채 억제'를 강조했다면, 이번엔 작년 하반기 이후의 안정세가 확실히 정착되도록 방향을 설정했다.
우선 오는 7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확대를 차질없이 준비하고, 최대 2.5%까지 추가자본을 적립하게 하는 '가계부문 경기대응 완충자본'제도를 올해 하반기 중 시범운용한다.
소상공인·자영업자 부채 리스크 축소를 위해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의 연장 여부를 다음달 중 결정하되, 자영업자 상황에 맞는 맞춤형 지원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잠재 부실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을 대비해 금융권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대손충당금 적립 실적을 점검해 충분한 적립을 유도하고, 예상손실전망모형 점검 등 제도개선을 병행 추진할 방침이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 및 우크라이나 사태의 대응과 관련한 대응책도 논의했다. 먼저 정부 공급망 TF에서 논의중인 수입선 다변화, 비축강화, 기업투자 활성화 등을 위한 제도개선과 함께 금융분야에서도 국책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할 경우에 대비해 금융시장 안정, 피해기업 지원 등을 위한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도 정비한다.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는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등 기존 대외리스크가 결합돼 외환·대외부문의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선제 대비에 나선다.
이를 위해 3월 종료 예정인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선물환 포지션 등 외환 건전성 제도의 정상화 여부를 조속히 결정할 방침이다. 비은행권 모니터링 3종 지표(외화자금 조달·소요, 외화자산-부채 갭, 외화 조달-운용 만기), 스트레스 테스트 등을 통해 비은행권 외환 건전성과 유사시 외화유동성 공급체계도 미리 점검한다.
홍 부총리는 "정부전환의 시기에는 거시경제‧재정금융정책 당국간 흔들림 없는 정책조율과 협업을 통한 '안정적인 거시경제 운용·리스크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날 모인 4개 기관은 앞으로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통·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