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물량·금액지수도 각각 7.7%, 22.4% 상승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우리나라의 수입금액지수가 국제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34.4% 뛰었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오름폭은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입가격에 교역조건은 나날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1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달러 기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금액지수(166.70, 2015년= 100)는 1년 전과 비교해 34.4% 상승했다. 지난 2020년 12월(2.9%) 상승 전환한 이후 14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지수 자체로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지난달(170.58)과 비교해 소폭 내려왔다.
이는 국제원자재가격 및 에너지가격 급등세에 따른 결과다. 광산품은 국제유가 및 천연가스 수입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109.6% 상승했고, 제1차금속제품도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에 같은 기간 40.8% 뛰었다. 이외에도 △석탄및석유제품 69.5% △섬유및가죽제품 △전기장비 26.1% △농림수산품 25.5% △화학제품 23.1% 등을 중심으로 올랐다.
수입물량지수(135.72)도 1년 전보다 10.2% 상승해 17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기계및장비(-16.9%)에서 감소세를 보였으나, 동절기 에너지 수요 증가에 따라 광산품(38.5%) 수입이 증가했다. 아울러 반도체 수출 호조에 대응하기 위한 메모리 반도체 등의 수입 증가로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9.6%)가 상승한 것에서 기인했다.
수출물량과 금액지수도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수출물량지수(122.86)는 전년동월대비 7.7% 상승해 4개월 연속 올랐다. 중국, 인도 등의 신산업 성장에 따른 반도체 수출 물량·금액 증가로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15.2%) 수출이 늘었다. 또한 글로벌 업황 개선 및 미국 인프라투자 확대 등의 영향에 기계및장비(13.6%) 수출도 확대됐다.
수출금액지수(134.94) 역시 1년 전보다 22.4% 뛰면서 15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라 제1차금속제품(41.0%) 등의 수입이 증가했으며, 국제유가 및 천연가스 수입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광산품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다만, 지난달 수입가격(21.9%)이 수출가격(13.6%)보다 높게 뛰면서 순상품교역조건지수(89.42, -6.8%)는 10개월째 하락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상품의 한 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살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뜻한다.
손진식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이 수입금액지수를 끌어올리는 가운데 수입되는 물품가격의 상승분이 수출하는 상품의 가격보다 더욱 높게 뛰면서 교역조건은 10개월째 악화됐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영향으로 국제유가도 쉽게 내려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소득교역조건지수(109.86, 0.3%)는 수출물량지수 상승에 힘입어 상승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