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强달러 누를 재료 부재···파월·옐런 발언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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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경착륙 우려 속 '물가 방어' 의지 재확인한 美연준
20일 장중 '1293.6원' 올라선 원·달러 환율 '연고점 경신'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번 주(20~24일) 외환시장은 여전히 강(强)달러 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채 불안정한 분위기에 연동된 장세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물가 안정 의지에 따른 긴축 부담·경기 위축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연준 안팎으로 더욱 강력한 '매파'(통화긴축 선호)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주중 있을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의 발언대가 이번 주 환율에 단기적인 변동성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48분 기준 전거래일(1287.3원) 대비 6.1원 올라선 1293.4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장 개시 직후 15분이 지난 시점에선 1293.6원까지 뛰어올라 지난 15일 기록했던 장중 연고점(1293.2원)도 뚫어냈다. 이날 환율은 간밤 높아진 역외환율시장의 레벨에 맞춰 전거래일보다 3.7원 올라선 1291.0원으로 개장한 뒤 오전 장중으로는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0.75%p 금리인상) 이후 시장에서 예상한 금리 수준이었다는 점, 앞으로의 물가 안정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잠시 안정을 되찾는 듯 보였다. 하지만 경제지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빠른 긴축 전환은 곧 경기 둔화 우려로 이어지면서 금융시장의 '안도 랠리'를 모두 반납했다.

특히 41년 만에 가장 높게 솟구친 물가에 미국 소비 심리는 얼어붙었다. 미 미시간대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발표한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50.2를 기록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및 코로나19 때에도 55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여기에 주택 착공·담보대출 신청 등이 급감하는 등 주택시장은 빠르게 냉각되고 있고, 기술 기업들은 정리 해고 방침을 내놓고 있다. 우려스러운 경기지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연준의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연준의 대표적인 매파 인사인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 18일 "7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기준금리를 75bp(1bp= 0.01%) 인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연준 내 '비둘기파'(통화완호 선호)로 분류되던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내달 75bp 금리인상을 지지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이미 이달 FOMC에서도 75bp 금리인상을 지지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의 내부 보고서를 인용해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올해 기준금리를 최소 연 4%에서 최대 7%까지 올려야 한다고 보도했다. 즉, 미국 경기가 연착륙이 아닌 경착륙할 것이란 우려 속에서도 연준은 미국 경기에 대해 자신하며 물가를 확실하게 잡고 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는 국제유가도 큰 폭으로 떨어뜨렸다. 이번 여름철은 드라이빙 시즌 및 '베케플레이션'(휴가를 뜻하는 베케이션과 인플레이션을 합친 신조어)에 따라 늘어나는 휘발유 수요를 비롯해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공급망 차질 등으로 유가 상승 요인이 많다.

하지만 지난 17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하루 만에 6.82% 급락한 109.56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은 경기 침체에 따른 글로벌 수요 위축에 더욱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유가 하락은 물가상승압력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비료 및 곡물 수출을 늘릴 것이라고 발표한 점도 국제 정세의 미묘한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커졌지만, 동시에 물가상승압력은 낮추고, 투심 회복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외환시장은 오는 21일 예정된 옐런 장관의 연설과 22~23일 파월 의장의 상반기·하반기 통화정책 증언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파월 의장은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 달성을 위해 매우 집중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연설에서도 파월 의장은 물가 안정 목표를 위한 강력한 의지를 재차 표명할 것으로 보이며, 내달 추가적인 자이언트 스텝에 대한 가능성도 내비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물가와 FOMC 회의 등 최근 외환시장 흐름을 좌우하는 중요 이벤트가 마무리되면서 지표 영향보다는 분위기에 연동된 장세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이번 주에는 오는 21일 옐런 장관과 22일~23일 파월 의장 연설이 예정돼 있는 만큼, 이들 발언 내용이 단기적으로 달러화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파월의장이 연준의 물가 통제력에 대한 신뢰를 얼마만큼 회복시킬 수 있을지가 변수가 될 것이다.

국제유가와 중국 변수도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다행이라면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으로 하락했고, 이런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중국 금융시장이 경기부양 장세를 이어갈지도 주목할 변수 중 하나다.

▲ 정용택 IBK 투자증권 연구원: 1280~1300원

가격의 심리적 지지대가 계속해서 돌파되고 있는 국면이지만, 여전히 달러화 강세 요인들이 남아있다. 대내외적 불안 요인들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현 국면에서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주 초 상승 출발한 뒤, 주말로 갈수록 상승폭이 점차 제한되는 변동성을 예상한다.

최근 파월 의장이 물가 안정 의지를 재차 드러낸 가운데, 7월에도 FOMC 정례회의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긴축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 연준의 금리 인상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국면에서 달러화 매도세가 강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단, 중국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5년 대출우대금리(LPR) 발표가 예정된 점은 달러화의 상승을 막을 요인이다. 최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가 동결되기도 했고, 달러화 대비 위안화의 환율 방어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LPR 역시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 생상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뚜렷한 하향 흐름을 기록하고 있고, 리커창 총리 등 주요 인사들의 경기 부양 의지가 계속 확인되고 있기 때문에 5년물은 전월과 마찬가지로 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다. 본 지표에 대한 경계심이 짙어지면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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