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잇단 자사주 매입, 왜?
[뉴스톡톡]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잇단 자사주 매입,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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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 못 추는 금융주에 '주가 지키기'
CEO로 사들인 자사주만 9만5000주
금융주 부진에 수익률 '-9.09%' 기록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자사주 매입에 팔을 걷어붙였다. 경기 침체 공포에다 금융 당국의 '대출금리 조이기' 발언이 더해지면서 주가가 짓눌리자, 본격적인 주가 방어에 나선 것이다.

다만 최고경영자(CEO)의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에도 각종 악재로 위축된 시장 반응은 미온적이다. 손 회장이 취임 이후 사들인 우리금융주가 약세를 보이는 탓에 투자성적표 역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태승 회장은 지난 1일 자사주 5000주를 장내 매입했다. 이는 올해 들어 세 번째 자사주 매입이다. 이번 매입으로 손 회장은 총 11만8127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게 됐다.

그의 자사주 사랑은 올해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손 회장은 지난 2018년 우리은행장으로 취임한 이후 총 19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사들였다. 보유 주식 중 대부분인 9만5000주가 우리은행장, 우리금융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매입한 규모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지난 2020년 이후에는 6억553만원을 자사주 매입에 투자했다. 손 회장의 지난해 연봉이 11억120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적지 않은 돈을 자사주 매입에 쏟아부은 셈이다.

지속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한 덕분에 손 회장은 4대 금융지주 회장 중에서도 가장 많은 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2만1000주,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1만4780주를 갖고 있으며, 지난 3월 회장에 취임한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총 1만132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그룹)
(사진=우리금융그룹)

통상 CEO의 자사주 매입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으로 평가된다. 시장에서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점을 알리고, 향후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손 회장의 이번 자사주 매입은 주가 하락 위기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금리 인상 수혜주'의 대표주자인 금융지주들의 주가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날 기준 KB금융은 4만565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3만5450원, 3만7550원, 우리금융은 1만13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3월과 비교해 많게는 20%가량 하락한 수준으로, 가파른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공포가 은행의 이익 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뛰어넘은 모양새다.

여기에 금융 당국이 은행을 향해 '과도한 이자 장사' 경고장을 날리면서 주가가 더욱 맥을 못 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0일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은행들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당국의 엄포에 은행들은 대출금리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데, 대출금리가 낮아지면 금융지주의 주 수익원인 은행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가계대출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순이익마진(NIM) 악화 우려 등이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게 대다수의 시각이다.

금융주 부진에 자사주를 적극적으로 매입한 손 회장의 수익률도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CEO로서 사들인 자사주 9만5000주의 평균 매입단가는 1만2430원으로, 전일 종가와 비교하면 수익률은 -9.09%로 추산된다.

시장에선 최고경영자의 자사주 매입이 단기간에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엔 역부족이라고 보고 있다. 적극적인 주가 부양책이 있어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CEO가 지속해서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것은 결국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기 때문에 주가에 우호적인 시그널로 읽힐 수 있다"면서도 "다만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위축된 투자심리가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배당 확대 등 주가 부양책이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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