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식품소비가 이커머스(전자상거래)로 집중되고 있다. 먹거리 물가가 치솟는 푸드플레이션으로 장보기 부담이 커지고 있기 떄문이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2020=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6.0%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외환위기 당시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자재 중심으로 수입 비용이 증가했는데 그 때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진 셈이다. 이에 식품 구매의 온라인화도 두드러졌다. 온라인이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은데다,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이다. 새벽배송·당일배송 서비스를 통해 빠르게 받아볼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G마켓·옥션은 최근 한 달(6/4~7/4)간 전년 동기 대비 생활 먹거리 상품 수요가 급증했다. 구체적으로는 쌀과 김치가 각각 33%, 32% 증가했다. 주요 반찬류는 110% 상승했다. 돼지고기 전체는 45% 늘었다.
특히 수입산 돼지고기의 판매가 91% 증가했다. 소고기도 58%만큼 판매가 늘었다. 생선류는 △굴비·조기(20%) △꽁치(55%) △가자미·아귀(54%) △장어(13%) 등이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닭고기와 계란의 판매량은 각각 58%, 122% 늘었다.
가공식품도 마찬가지다. 즉석밥과 라면이 각각 14%, 19% 상승했다. △파스타면(97%) △국수면(31%) △당면(24%) △우동(20%) 등도 인기를 끌었다. 통조림·캔 종류도 35% 판매가 늘었다. 참치캔은 44%, 고등어·꽁치캔은 240% 판매가 늘었다. 냉동 간편 먹거리 수요도 올랐다. △동그랑땡(123%) △튀김류(62%) 유부초밥·김밥·주먹밥(70%), 핫도그·햄버거(21%) 기록했다.
G마켓 관계자는 "푸드플레이션과 런치플레이션이라는 말이 화제가 될 정도로 물가가 치솟다 보니 온라인몰에서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장을 보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선식품전문 새벽배송업계 오아시스마켓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6일까지 방문객이 6월 첫주(6월 1~7일) 대비 20% 증가했다. 오픈마켓 11번가 역시 장보기 상품 거래액 추이는 최근 한 달(6/6~7/6) 동안 전년 동기간 대비 밀키트·쿠킹박스 카테고리가 28% 증가했다.
고물가 흐름 속 런치플레이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런치플레이션은 점심(lunch)과 물가 상승(inflation)을 합친 말이다. 온라인몰에서 도시락·샌드위치 등 간편식 판매량이 늘고 있다. 급격한 물가 인상으로 점심 밥값이 1만원을 넘어가자 식비를 아끼기 위해 가성비가 높은 간펵식 수요가 늘어난 탓이다.
장보기 플랫폼 마켓컬리는 올해 2분기 컵도시락 판매량은 1분기 대비 1.6배 증가했다. 판매량이 가장 높았던 오쿡 컵도시락은 한 개에 4000원이 넘지 않는다. 컬리온리 상품인 탄단지 가벼운 한식 도시락 역시 4000원대다. 같은 기간 덮밥과 김밥 판매량도 각각 1.4배, 1.3배로 늘어났다.
샌드위치·베이커리 제품군도 인기를 끌었다. 직장인들이 점심 한끼 식사 대용으로 많이 찾는 샌드위치 판매량은 1.4배로 늘어났다. 핫도그 판매량은 무려 4배로 늘었다. 이밖에 각종 빵류도 고객이 많이 찾는 제품으로 꼽혔다. 이에 컬리는 머핀,스콘,베이글 등 다양한 소포장 베이커리 제품들을 추가 입점시키고 있다. 에너지 바 판매량도 1.4배로 증가했다. 견과류 제품은 1.7배로 늘었다.
이효선 마켓컬리 가정간편식 상품기획자(MD)는 "외식 물가 상승으로 도시락 등 간편한 가성비 한끼 제품을 찾는 고객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 맞춰 약12개월까지 장기간 보관할 수 있으면서도 촉촉한 밥의 식감이 살아 있는 냉동 김밥을 추가로 출시하는 등 관련 신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