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건설사의 '디벨로퍼' 변신···빅스텝에 목표 수정 불가피
[초점] 건설사의 '디벨로퍼' 변신···빅스텝에 목표 수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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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금리 2배↑, 금감원장 "부동산 PF 리스크 점검"
다수의 10대 건설사 올해 목표 "디벨로퍼로 성장 견인" 
전문가 "위험성 큰 개발사업, 현재 보수적 접근해야"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한 건축공사 현장. (사진= 박성준 기자)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한 건축공사 현장. (사진= 박성준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잇단 금리인상으로 건설업계가 움츠러들고 있다. 특히 원자재 쇼크에 이어 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 조달 어려움까지 발생해 건설사들이 디벨로퍼(개발사업자)로서 역량 발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때문에 건설사들은 올해 초 수익 다각화를 위해 추진했던 자체개발사업 계획을 다시 수정하기 위한 내부 회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우량 건설사 자금조달 기준이 되는 3년만기 회사채(AA-) 금리는 지난해 2%대에서 최근 4%대로 2배가 올랐다. 심지어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지난 주 빅스텝(0.5%p 인상)을 밟았다. 

이에 개발사업의 마중물이 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의 경우에도 연장 시 이자율이 올라갈 수 있다. 

특히 현재 여신전문업에서는 부동산·건설업 대출금액이 2018년 말 14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35조원으로 20조4000억원이 늘어났다. 이와 관련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부동산 PF 전수검사를 시행하고 사업장별 리스크를 점검하겠다"며 "부동산 가격하락 우려가 큰 점을 고려해 대출취급 이후에는 차주의 신용위험 변화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금융당국의 움직임에 건설사들은 개발 사업 조달을 위한 돈을 빌리기가 쉽지 않아졌다. A시행사 관계자는 "과거 저축은행 사태 당시 PF대출이 서울만 되고, 나머지 지방 사업에서 모두 받을 수 없었던 순간이 있었다"며 "내부에서는 곧 이같은 사태가 다시 발생할 것이란 걱정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지난해 부동산 호황에 힘입어 건설사들은 수익 다각화를 위해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시공만을 주로 하던 건설사들이 미분양이 없는 부동산 경기시장을 틈 타 수익을 증대시키겠다는 복안이었다.

실제로 올해 신년사에서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산업개발, 포스코건설, 한화건설 등은 '디벨로퍼'로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DL이앤씨의 경우 2023년까지 디벨로퍼 수주 비중이 30% 달성이 목표로 내세우고, 현대건설은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서울 내 호텔·이마트 부지 등을 개발사업을 위해 토지를 사들였다.

하지만 고물가로 인해 금리 인상 움직임도 빨라지면서 건설사들도 실적 견고화를 위해 필요했던 개발사업을 보수적으로 측정할 필요성이 커졌다. 불어난 이자와 더불어 미분양으로 대금 회수가 불가해지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대형건설사들 역시 높은 신용등급으로 PF대출을 받게 되더라도, 향후 빌린 돈을 갚지 못할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사비가 올라가고 있고, 개발사업을 수익성을 위해 뛰어드는 데 이전만큼 사업성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디벨로퍼에 적극적인 회사라면, 현금을 아주 두둑히 보유한 일부 건설사에 불과할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정비사업장 등에서 도급 위주로 수주를 하던 건설사들은 떠밀리 듯, 지분율을 얻는 사업을 할 가능성이 크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비사업에서 호황일 때는 미분양이 안 나오니 조합은 도급 계약을 원하고, 업황이 좋지 않을 때는 시공사도 공동 책임을 요구해 지분 계약이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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