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권진욱 기자] 한국GM 철수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GM의 부평2공장 폐쇄로 국내 자동차 생산량이 갈수록 줄어드는 데 비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의 수입차 판매 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한국GM은 이달 국내 총 판매량 4070대 가운데 OEM 수입차 판매 비중이 41.7%로 1695대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수입차 판매 비중이 23%포인트나 늘었다.
특히 한국GM의 주요 생산기지인 부평2공장이 말리부와 트랙스 생산중단(단종)으로 지난 26일 폐쇄되면서, 한국GM이 단순한 수입차 업체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대우자동차 시절부터 주 생산공장이었던 부평 공장 폐쇄로 국내서 생산되는 GM 차량은 스파크와 트레일블레이저, 내년 1분기 창원 공장에서 출시되는 차세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 등 3종이 유일하다. 한국GM의 국내 생산량은 2018년 44만대, 2019년 41만대, 2020년 35만대, 2021년 22만대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한국GM은 2018년 산업은행으로부터 8100억원 자금 수혈을 받으면서 "최소한 10년간 경영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누적 영업손실만 3조8000억원에 달해 2028년까지 경영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조차가 미지수다.
한국GM 측은 미국 본사에 새로운 차종 한국 생산 배치를 요청하고 있지만, 본사는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국GM 노동조합 측은 한국에 전기차 생산을 요청하고 있지만, 미국 내 생산되는 전기차만 보조금 혜택을 주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사실상 한국에 전기차 생산을 맡기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OEM 수입차는 국내 점유율을 올리기 위한 방법이긴 하나 부평2공장이 폐쇄된 상황에서 수입차가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국이 GM의 하청공장으로 전락할 뿐만 아니라 언제든지 정리하고 떠날 수 있다는 시그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