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올해 청약 시장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청약 당첨자 정당 계약률이 70% 수준으로, 당초 우려보다는 비교적 선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완화에 비하면 시장 분위기가 생각보다 미지근한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진행한 강동구 둔춘 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아파트의 정당 계약률이 현재 60%대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등 시공사업단과 조합은 계약 마지막날까지도 당첨자들이 몰리고 있어 계약 마감 시간을 오후 5시에서 이날 밤까지 추가로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관계자들은 이날까지 정당 당첨자 계약률이 70%에 육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공사와 조합은 잔여 가구에 대해 다음달 9일부터 예비당첨자를 대상으로 계약을 진행할 방침이다. 가구 타입별로 살피면 전용 59㎡와 84㎡의 계약률은 높지만, 전용면적 39㎡, 49㎡의 초소형 물량은 상대적으로 계약률이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둔촌주공은 지난해 12월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3695가구 모집에 1만3647명이 신청해 평균 3.7대 1의 경쟁률로 마감하면서 저조한 성적을 받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초기 계약률이 40%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정부가 이달 5일부터 서울 4개 구(서초·강남·송파·용산)를 제외한 수도권 전 지역을 부동산 규제지역과 분양가 상한제에서 해제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실제 규제완화책이 소급 적용된다고 발표된 후 둔촌주공 계약과 분양권 매수 관련 문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둔촌주공 구하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직접적인 수혜 단지로 꼽히기도 했다.
둔촌주공의 경우 강동구가 규제지역과 분양가 상한제에서 해제되면서 기존 8년이던 전매제한 기간이 1년으로 줄고, 실거주 2년 의무도 사라져 입주시 전·월세를 놓을 수 있게 됐다. 또 분양가가 12억원을 웃돌아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던 전용 84㎡도 바뀐 규정에 따라 대출이 가능해졌다.
정당계약 기간 100% 계약이 이뤄지지 않아도 이른바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 관련 규제도 대폭 풀려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2월 중으로 주택공급규칙을 개정해 무순위 청약에 유주택자도 청약을 허용하고, 무주택자는 거주 지역 요건도 폐지할 예정이다.
한편 당초 조합과 시공사업단은 추후 무순위 청약까지 진행될 것을 고려해 계약률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지만 방침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계약률 집계가 마무리되면 이르면 설 연휴 전, 늦으면 설 연휴 이후 계약률을 공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