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세 꺾였지만···카드사 조달비용 부담 '여전', 왜
금리 상승세 꺾였지만···카드사 조달비용 부담 '여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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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카드사 순익 23.4%↓···이자비용 58.8% 급증
여전채 3%대로 하락···"2분기 이후 실적 개선 기대감"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1분기 전체 카드사 순이익이 일년새 23%나 급감한 가운데, 실적 감소세의 원인으로 불어난 조달비용이 꼽히고 있다.

올해 여전채 금리가 크게 하락했지만,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회사채의 특성상 금리 하락분이 비용에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폭증한 금리가 반영되며, 비용 상승세를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17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1분기 순이익이 58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4% 급감했다.

이 중 신한·삼성·현대카드 3개사의 순이익은 한자릿수대 감소에 그쳤지만, 나머지 4개사의 순이익은 크게 하락했다. 특히 하나카드의 순이익은 2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나 급감했다.

이 같은 부진의 원인은 폭증한 비용 때문이다. 우리·하나카드를 제한 5개 카드사의 1분기 영업비용은 4조17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6%나 상승했다.

특히 7개 카드사의 이자비용은 1조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8%나 폭증하며, 실적악화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순익이 급감한 하나카드의 경우 이자비용이 146.6%나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 바 있다.

주목할 점은 조달 비용의 핵심인 여전채 금리 상승세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3.952%로 전년 동기(3.323%) 대비 0.63%포인트(p) 상승에 그쳤다.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통상 자금조달의 70% 가량을 회사채에 의존한다. 여전채 금리가 상승할수록 카드사는 높은 이자율로 회사채를 발행하게 되며, 이는 조달비용 증가로 연결된다. 다만 해당 상승세로는 1분기 조달비용 상승세를 설명하기 어렵다.

이는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회사채의 특성에 기인한다. 통상 카드사는 초단기채를 제외하면 3개월 이상 단위로 회사채를 운용한다.

지난해 말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5.536%로, 2021년 말(2.372%) 대비 3.164%포인트나 급증했다. 특히 9~10월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여전채 금리가 처음으로 6%를 돌파했다. 이 같은 금리 상승세가 1분기 조달비용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1분기 말 삼성카드의 회사채 규모는 총 11조9349억원이다. 이 중 단기사채는 4.44%(5300억원)에 불과하며, 유동성사채가 30.07%(3조5893억원), 중장기 회사채가 65.48%(7조8155억원)를 차지하고 있었다.

중장기채는 최소 1년 이상으로 발행된 회사채며, 유동성 사채는 장기채로 발행됐으나 잔여만기가 1년 미만인 회사채를 의미한다.

삼성카드의 1분기 회사채 내역을 살펴보면 중장기사채(원화)의 연이자율은 1.4~5.61%로 전년 동기(1.36~3.22%) 대비 0.04~2.39%p나 상승했다. 이자율 하단이 초장기채 위주로 구성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금리상승기에 발행된 회사채가 조달비용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평이다.

다만 금리하락분이 점차 반영되면 2분기 수익성은 다소 개선될 전망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이달 17일까지 약 한달 반 동안 카드채 발행액은 4조700억원으로, 1분기 전체 발행액(5조1500억원)의 80%에 육박했다.

이는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로 6%를 돌파했던 여전채 금리가 점차 안정되자, 위축됐던 채권시장이 정상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 최근 한달 반 동안 발행된 회사채의 평균 이자율은 4.1% 수준으로, 5%를 웃돌았던 지난해 말 대비 크게 하락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2·4월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한 것 역시 영향을 미쳤다. 금리인상기가 종료됐다는 시장 인식이 확대되면서, 회사채 수요가 증가했다는 평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회사채는 짧아도 3개월 이상 단위로 운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 여전채 금리가 하락했지만, 적어도 2·3분기는 돼야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다만 연체율 등의 문제로 당장 수익성이 개선되긴 어렵다. 업권도 많이 위축된 만큼 정상화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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