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측·청약경쟁률 상향만으로 분위기 개선 판단 어려워"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이 확대되면서, 새내기주들의 기업공개(IPO) 수요예측이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이에 IPO시장에 훈풍이 불 수 있을 지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부품업체 알멕은 공모 희망가 범위의 상단(4만5000원)을 초과한 5만원에 공모가를 형성했다. 기관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총 1772개 기관이 참여해 1697.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도 1355.6 대 1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디지털 시큐리티 전문기업 시큐센도 공모희망가 범위의 상단인 2400원을 초과한 3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기관 경쟁률은 1800.86대 1, 일반 청약 경쟁률은 1931.65대 1로 집계됐다. 확장현실(XR) 솔루션 전문 기업 이노시뮬레이션은 공모가 희망 범위 최상단인 1만5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고,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1869.47대 1로 올해 경쟁률 최고치를 경신했다.
공모주 청약에 투자수요가 몰린 것은 상장일 가격제한폭 확대 시행을 앞두고, 투자 기대감이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신규상장종목은 공모가격의 90~200% 내 호가를 접수해 결정된 시가를 신규상장일 기준가격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이달 26일부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종목에 대해서 별도의 결정절차 없이 공모가격을 신규상장일 기준가격으로 사용한다.
또 기존에는 신규상장종목 신규상장일 가격제한폭을 기준가격 대비 ±30%를 적용했지만, 시행세칙 개정 이후 신규상장종목에 대해서는 가격제한폭을 기준가격(공모가격)의 60~400%로 확대 적용된다. 알멕의 상장 예정일은 오는 29일로 제도 변경 후 첫 신규상장을 선보이게 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주의 상장 첫날 가격제한 범위가 증가한 만큼, 공모청약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IPO시장이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투자자들은 상장 첫날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는 만큼, 하락할 수도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국내 증시가 나아지고 있어 IPO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코스피에 상장하는 기업들도 기다리고 있어 전반적인 IPO 시장에 대한 분위기가 좋고 기대감도 높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 일각에선 투자자들의 수요예측, 청약 경쟁률의 상향이 공모주 투자 분위기의 개선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윤정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일 시장변동성 확대 조치로 시초가부터 공모가의 '따따블' 수익이 가능해지면서, 신규 상장 종목 투자자들은 상장 후 장내 거래에 앞서 공모 청약 참여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하지만 기관·일반 투자자의 수요예측 및 청약 경쟁률의 상향이 공모주 투자 분위기의 개선을 의미한다고 보기엔 어렵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공모 상장 종목 수는 평년과 유사하지만, 공모 규모는 현저히 낮다"며 "다만 2분기 이후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두산로보틱스, 서울보증보험 등 비교적 큰 규모의 기업이 상장 예비심사 청구에 나서기 시작한 점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