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감산 효과로 현물가 상승···"4Q, 낸드플래시도 상승할 것"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발(發) 충격으로 인해 국내 반도체주가 대다수 약세를 보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의 실적 주기가 다르게 흘러간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증권업계는 오히려 목표주가를 높여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내부적으로 반도체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판단하고, ASML 등에 주요 제조 장비 납품을 미뤄 달라고 통보했다.
1등 업체인 TSMC의 다운턴 인식에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수요 부진 우려가 불거져, 국내 반도체주가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대비 3.06% 하락한 6만9800원에 마감했다. 한 달 걸려 얻은 7만전자 타이틀을 보름만에 내려놨다. SK하이닉스도 지난 15일 대비 3200원(2.61%) 빠진 11만9200원에 마감했다. KRX반도체 지수도 같은 기간 4.24% 내렸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주 비중 확대 조언하며, 반도체 경기 상승에 진입할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이날 현대차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13만5000원에서 13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삼성전자 목표가는 9만원을 넘어섰다.
이는 파운드리 사업을 하고 있는 TSMC와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실적 턴어라운드 시기가 다르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운드리보다 메모리 반도체는 앞서 다운턴을 맞이해 재고 조정을 하고 있고, TSMC는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맞이하고 1분기부터 실적 감소와 가동률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메모리 반도체가 먼저 다운턴을 맞이한 만큼 턴어라운드도 먼저 시작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적자를 보면서 실적 암흑기를 보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도체 사업부가 적자를 봤다.
최근 D램은 가격 상승하고 있으며, 낸드플래시는 현재가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PC용 DDR4 8Gb의 현물 가격은 1.49달러로, 전주 대비 2.8%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공급업체들이 D램보다 다소 늦게 감산에 들어가면서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 D램은 1분기에 대폭 감산이 이뤄졌고, 경쟁업체가 많은 낸드플래시는 2분기에 진행됐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공급 업체들의 대규모 감산 이후,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고객들의 구매 일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며 "최근 들어 나타나고 있는 현물가격의 반등이 이를 방증하고 있으며, 4분기에는 D램과 낸드플래시 고정가격도 반등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