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사상 처음 1만대 고지 넘겨···랜드로버도 68% 성장
벤틀리 올해 판매 기록 경신 확실시···"빈익빈 부익부 현상"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수입자동차 시장 전체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반면, 억대 고급차 판매는 역대 최대 판매 대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수입차 시장 전체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한 24만3811대다. 같은 기간 1억원 이상의 고급차 판매 대수는 6만9245대로 전년 1~12월 고급차 판매 대수 7만1899대에 근접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전체 판매 비중도 전년 25.4%에서 올 1~11월 28.4%로 3.0%포인트 늘었다.
브랜드별로는 대당 가격이 1억원 이상인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가 올 들어 11월까지 1만442대를 팔아 사상 처음 1만대 고지를 넘었다. 고급감과 주행감을 겸비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세단을 앞세워 기록적인 성과를 달성했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브랜드 랜드로버는 68% 증가한 4684대를 인도하며 시장 내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판매량에 집착하던 과거 전략을 버리고 2억~3억원대 고급 모델에 마케팅 역량을 기울인 것이 판매 대수 증가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랜드로버는 여세를 몰아 최근 2억원대 레인지로버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였으며, 내년에는 대형 전기 SUV로 고급 전기차 시장에도 뛰어든다는 방침이다.
전통적인 고급차 브랜드 벤틀리의 경우 올 1~11월 748대를 기록, 전년 1~12월 거둔 775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크리스티안 슐릭 벤틀리코리아 총괄상무는 "벤틀리는 작년 국내에서 775대를 판매하며 중국과 일본을 넘어 아시아태평양 지역 1위, 글로벌 5위를 기록했다"며 "내년 2열 공간을 늘린 의전용 SUV 벤테이가 EWB를 통해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 람보르기니는 7.9% 늘어난 384대, 롤스로이스는 16.4% 증가한 255대를 팔며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페라리는 국내 판매 대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견조한 수요로 꾸준히 팔리고 있다"는 것이 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수입 고급차 브랜드들의 이같은 약진에 대해 "경기가 어려울수록 고급차는 더 잘 팔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중산층 이하 대부분은 신차 주문을 취소하는 반면 부유층은 그렇지 않는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에 의한 결과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