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 남은 매각대금 890억원 즉시 지원" 압박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주요 채권은행인 6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이 5일 만나 워크아웃 추진 사항을 논의한 후 태영 측에 "자구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워크아웃을 개시할 수 없다"며 최후통첩을 날렸다.
자국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태영그룹을 향해 금융당국 수장들이 경고장을 날린 데 이어 주요 채권단까지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모양새다.
산업은행은 이날 태영건설 워크아웃 추진과 관련해 6대 은행의 담당 부행장들과 회의를 진행했다. 참석자들은 태영건설 부실 관련 계열주 책임과 자구계획의 내용과 이행 상황, 향후 워크아웃 추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채권단은 태영건설의 부실이 과도한 레버리지를 사용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 데서 비롯된 것임을 재확인한 만큼 계열사와 태영그룹의 뼈를 깎는 자구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채권은행들은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워크아웃 신청 시 제출한 자구계획을 이행하지 않는 점 △태영건설의 협력업체와 수분양자, 다른 채권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계열주의 경영권 유지를 위해 티와이홀딩스의 연대보증 채무 해소를 최우선시한 점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확립된 원칙과 기준을 왜곡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 점 △워크아웃 개시에 대한 채권자의 동의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점 등에 실망과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태영그룹이 워크아웃 신청 시 확약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중 미이행분 890억원을 즉시 지원하라"며 "에코비트 매각대금 지원, 블루원 담보제공 및 매각, 평택싸이로 지분담보 제공 등 나머지 3가지 자구계획을 확약하는 한편 이사회 결의 등을 통해 즉각 실행해 나갈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전했다.
채권은행들은 또 "이같은 기본 전제조건조차 충족되지 못한다면 제1차 협의회 결의일인 오는 11일까지 75%의 찬성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며 워크아웃을 개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경우 태영건설의 부실은 현재화돼 정상화 작업은 중단될 수밖에 없다"며 "이로 인해 초래되는 모든 경제적 피해와 사회적 신뢰 붕괴는 계열주와 태영그룹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