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들, 미국 IRA 수혜 기대감에 투자 확대
전문가 "국내 2차전지 상위 기업 버블 심각"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2차전지 전해액 기업인 엔켐의 주가가 개인들의 매수세에 무섭게 치솟으면서, 제2의 에코프로라는 별칭까지 붙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엔켐과 더불어 일부 2차전지 업체들의 버블 우려가 제기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 8만3100원이었던 주가는 이날 32만6500원까지 무려 4배 이상 상승했다. 지난해 2차전지 종목들의 하락에, 엔켐도 11월 1일 5만원에 거래됐던 걸 고려하면 무서을 정도의 급등세다.
주목할 점은 엔켐을 제외한 다른 주요 2차전지 관련 종목들은 하락세에 있다는 것이다. 주요 2차전지 종목으로 구성된 KRX 2차전지 TOP 10은 1월 1일 지수가 5376.78 이었으나 이날 4883.00로 9.18% 하락했다. 해당 지수는 지난해 8월 8000을 넘기기도 해, 고점 대비 최근 약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같은 기간 2차전지 종목들을 살펴봐도 금양(10만5900원→9만3000원), 에코프로비엠(28만3500원→24만9000원), LG에너지솔루션(42만9500원→40만7000원), 포스코퓨처엠(35만2000원→30만7500원) 등 대부분 하락세다.
엔켐의 이같은 대조적인 주가 흐름은 개인 투자자들 종목 갈아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올들어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금양 등이 종목은 개인 투자자들이 순매도중이다. 그러나 엔켐은 같은 기간 약 2733억2969만원 순매수하면서, 코스닥 개인 순매수 1위 종목을 기록했다.
개인들은 미국 인플레이션방지법(IRA)의 수혜를 기대하면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엔켐의 주력 상품인 전해액은 2차전지 4대 핵심 소재 중 하나로 2차전지의 원가의 약 13%를 차지하며, 2차전지의 수명, 충∙방전 속도, 열 안정성 등을 결정한다. 올 초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해외우려기업(FEOC) 세부지침 시행으로 경쟁사인 중국 전해액 기업들의 미국 진입이 어려워지면서, 해당 수요를 엔켐이 전량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버블 위험성을 제기한다.
글로벌 2차전지 상위 10개 업체(CATL·BYD·LG에너지솔루션·파나소닉·삼성SDI·EVE·SK이노베이션·궈수안·선우다)의 주가매출비율(PSR) 평균 1.1배다. 그러나 국내 시가 총액 상위 8개 업체(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포스코퓨처엠·에코프로머티리얼즈·코스모신소재·엘앤에프·금양,·엔켐)는 평균 9.9배에 이른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2차전지 시총 상위 기업들의 버블은 심각한 상태"라며 "한국의 시총 상위 업체들의 고객사들이 셀 업체들인 것을 고려하면, 주기가 정반대로 움직이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