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진 청약층에···갤러리·팝업 등 '체험형 마케팅' 나선 건설사들
젊어진 청약층에···갤러리·팝업 등 '체험형 마케팅' 나선 건설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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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공간의 무한한 가능성과 조경 디자인 돋보이는 '래미안갤러리'
건축 예술화·환경 문제 해결 등 회사의 철학을 보여줬던 '더샵갤러리'
지난해 청약자 52%는 30대 이하···젊은 층이 좋아하는 체험형 홍보 각광
건설 업계의 딱딱한 이미지 벗을 수 있어···브랜드 고급화 효과도 '톡톡'
(왼쪽부터) 인상적이었던 래미안갤러리의 조경시설과 주택 전시관 내부. 래미안이 추구하는 미래 아파트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갤러리는 '컬러링' 공간과 '인생네컷' 부스, 삼성 가전제품 체험 공간도 준비했다. (사진=박소다 기자)
(왼쪽부터) 인상적이었던 래미안갤러리의 조경시설과 주택 전시관 내부. 래미안이 추구하는 미래 아파트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갤러리는 '컬러링' 공간과 '인생네컷' 부스, 삼성 가전제품 체험 공간도 준비했다. (사진=박소다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팝업스토어 등의 마케팅 방식이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건설사들도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체험형' 마케팅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특히 아파트 홍보를 위해 사용하던 기존 견본주택을 넘어 브랜드 대중화와 고급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갤러리'형 마케팅이 인기다.

2일 기자가 방문한 삼성물산의 래미안갤러리에는 '행복과 사랑이 넘치는 집'을 주제로 한 시즌 전시 'RAEMIAN SWEET.ZIP(래미안 스위트 집)'가 진행 중이다. 특히 가족 단위 방문이 많은 만큼 아이들을 위한 컬러링 공간과, 갤러리의 주요 공간을 모두 돌면서 스탬프를 모으는 이벤트, '인생네컷' 부스 등을 준비했다. 아울러 삼성의 가전제품을 소개하는 공간에선 방문객들이 음성인식 등 첨단 기술이 도입된 최신형 가전제품을 구경하고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이어 5층에는 래미안이 추구하는 미래 아파트의 공간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주택 전시관이 있다. 주방과 거실·침실·서재 등의 공간이 나눠져 있지만 마치 한 공간으로 연결된 듯한 연출이 특징이다. 고정된 아파트 평면에서 의도적으로 경계를 허물어 공간을 구분하지 않고 중첩함으로써 다양한 활동과 무한한 가능성을 만든다고 디자이너는 설명한다. 이는 지난해 삼성물산이 발표한 '넥스트 라멘구조' 기술의 내용과도 유사하다. 획일화된 평면이 아닌, 세대마다 공간을 자유롭게 설정하고 집 내부를 생애 전반에 걸쳐 재구성할 수 있는 기술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갤러리 주변으로 조성된 정원이다. 래미안갤러리의 유리 건축물과 어우러진 수경시설과 녹음 진 산책로는 래미안 아파트의 탁월한 조경 디자인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래미안 탄소저감 자연숲'이라 이름이 붙은 이곳은 언간 약 2톤의 탄소를 정화한다고 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지난해 래미안 갤러리 방문객이 15만명을 돌파했다"며 "래미안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더 많은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스코이앤씨의 더샵갤러리는 다양한 예술 작품을 전시해놓은 것이 특징이다. 지난달 환경과 관련한 키네틱(kinetic·움직이는 부분을 넣은 예술작품) 작품 14점을 전시했는데, 금속·목재·플라스틱 등의 폐자원들을 재활용해 예술화한 것이다. 이는 포스코그룹의 정체성인 '철', 강건재 등을 활용한 더샵갤러리의 인테리어 디자인과도 잘 어울렸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건축에 들어가는 딱딱한 재료들을 예술화함으로써 고객들이 이를 친숙하게 느끼도록 했고, 회사가 환경 문제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도 담았다"고 설명했다.

더샵갤러리는 포스코그룹의 정체성인 '철', 강건재 등을 활용한 익스테리어·인테리어 디자인이 돋보인다. (오른쪽) 포스코가 개발한 고해상도 잉크젯 프린트를 강판에 입혀 입체적인 질감의 그림을 표현해 놓은 작품이다. (사진=박소다 기자)
더샵갤러리는 포스코그룹의 정체성인 '철', 강건재 등을 활용한 익스테리어·인테리어 디자인이 돋보인다. (오른쪽) 포스코가 개발한 고해상도 잉크젯 프린트를 강판에 입혀 입체적인 질감의 그림을 표현해 놓은 작품이다. (사진=박소다 기자)

갤러리의 다음 전시 '나잇 나잇 슬리부'는 오는 5일부터 관람 가능하다.

더샵갤러리의 재밌는 점은 전시 관람과 함께 오감을 자극하기 위해 각 층마다 구분 되는 향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1층은 포스코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의 시그니처 향, 4층은 회사가 '더샵' 브랜드를 떠올리며 재구성한 향이 나도록 하는 등 방문객에게 디테일한 재미를 준다. 아울러 루프탑에서는 더샵 아파트의 조경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조경시설을 둘러볼 수 있고, 벤치 등을 배치해 방문객들이 쉴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이 외에도 현대건설이 운영하는 디에이치갤러리의 경우 사전 예약을 하고 방문하면 브랜드 투어를 할 수 있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달 카페 브랜드 '아티제'와 협업해 '힐스테이트x아티제' 팝업행사도 진행한 바 있다. 입주자 사전점검 행사의 일환이었지만 아파트 스카이라운지에 카페를 열고 방문 고객에게 아티제의 전문 바리스타가 만든 음료 및 베이커리를 즐기고, 힐스테이트 생활을 표현한 거대한 동화책 포토월과 아티제 곰 인형 의자 등을 설치해 방문객들에게 재미를 더했다.

이 같이 건설사들이 고객 체험형 마케팅을 시도하는 이유는 청약 세대가 점점 젊은 층으로 이동하는 영향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청약 당첨자 총 11만148명 중 30대 이하가 5만7307명으로 전체의 52%를 차지했다. 체험형 이벤트는 고객들이 브랜드 가치를 직접 느낄 수 있게 해 젊은 세대에서 특히 인기다. 건설사들은 기존 가지고 있던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미래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갤러리나 팝업스토어 같이 공간에 시각적 디자인 연출이 들어간 마케팅은 아파트가 단순 거주 공간이 아닌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는 것을 고객들에게 각인시켜 브랜드 고급화도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는 평가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갤러리 마케팅은 한 건설사가 가지고 있는 주택 철학, 보유 기술, 공간에 대한 경험, 분양 정보 등을 동시에 전달할 수 있는 주요 홍보 수단이다"라며 "방문 고객들이 갤러리에서 힐링의 시간을 보내는 만큼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를 높이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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