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노조탈퇴 종용' 혐의로 구속기소된 허영인 SPC 회장의 보석 청구를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는 24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허 회장의 보석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제95조 제3호(피고인이 죄증을 인멸하거나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때)의 사유가 있고, 달리 보석을 허가할 상당한 이유가 없다"며 보석 청구 기각 이유를 밝혔다.
허 회장은 SPC그룹 자회사인 피비파트너즈 내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가 사측에 비판적인 활동을 이어가자 2021년 2월∼2022년 7월 이 지회 소속 조합원 570여명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한 혐의를 받는다.
허 회장 측은 지난 9일 열린 보석 심물기일에서 "증거를 인멸할 수도 없고 할 생각도 없다"며 불구속으로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법원에 보석을 신청했다.
당초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던 허 회장 측은 보석 청구 직후부터는 재판에서 공동 피고인들과 관련자들의 검찰 진술과 이를 바탕으로 한 사실관계를 모두 인정했다. 사실상 제빵 기사들의 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한 것을 인정한 셈이다. 다만 허 회장 측은 진술 내용과 검찰 공소사실이 서로 다르다며 법리적으로는 부당노동행위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검찰은 "허 회장의 보석이 허가된다면 공동 피고인들과 SPC 그룹 관계자들을 회유해 진술을 번복시킬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일각에서는 허 회장 측의 입장 변화가 이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황재복 SPC 대표도 건강상의 이유로 법원에 보석을 청구해 재판부가 보석 심문을 진행했지만 아직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