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동양생명 실적 뒷걸음질···인수 나선 우리금융에 득되나
[초점] 동양생명 실적 뒷걸음질···인수 나선 우리금융에 득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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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순익 1753억, 12.4%↓···투자이익 급감 여파
보험손익은 17.8% 개선···CSM, APE 등 핵심지표 개선
(사진=동양생명)
(사진=동양생명)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동양생명이 두자릿수 순익 감소라는 뼈아픈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충당금 적립과 기저효과에 투자손익이 감소한 결과다.

반면 인수를 추진 중인 우리금융에는 해당 성적표가 기껍다. 순익 감소로 가격 협상에 유리해진 데다, 본업인 보험부문의 수익과 보험계약마진(CSM), 연납화보험료(APE) 등과 같은 핵심지표는 오히려 개선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가 숙원인 우리금융에 긍정적인 면이 크다는 평가다.

14일 동양생명의 IR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7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악화의 주요인은 투자부문의 부진이다. 상반기 투자이익이 8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3%나 급감했기 때문이다. 특히 비이자부문의 투자이익(1261억원)은 52.2%나 줄었다.

반면 본업이라 할 수 있는 보험손익이 상반기 13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8%나 급증했다. 일년새 순익이 43.5%나 급감했던 지난 1분기(885억원)와 비교해 순익 감소폭이 좁혀졌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동양생명 측은 "양질의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와 예실차 개선으로 보험손익이 개선됐지만,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과 기저효과에 투자손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성장성 역시 제고됐다. 보험사의 장기 수익성을 나타내는 CSM 잔액이 2조7540억원으로 연초 대비 9.9% 증가했다.

특히 연납화보험료(APE)가 4357억원으로 전년 대비 24%나 증가했는데, 이 중 보장성 상품 APE가 3875억원으로 23.2% 늘었다. 전속 보험설계사(FC) 채널을 통한 보장성 APE(795억원)가 61.3%나 성장한 것 역시 눈에 띈다.

이밖에 보장성 보험에 대한 유지율도 13회차가 88.5%, 25회차가 68%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1%p, 0.9%p씩 상승한 수치다. 상반기 손해율도 81.8%로 일년새 0.3%p 개선됐다.

주목할 점은 동양생명의 상반기 실적이 우리금융의 인수작업에 미칠 영향이다. 현재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보험의 패키지 인수를 위한 실사 일정을 이번주까지 연장한 상태다.

당초 실사 일정은 지난주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적정가격 도출을 위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업권에서는 양측이 이번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가격협상에 돌입할 것이며, 3분기 중 주식매매계약(SPA)를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양보험의 상반기 실적에 대해 업권 내 평가가 엇갈리고 있지만, 인수 측인 우리금융 측엔 긍정적일 수 있단 평가가 지배적이다. 투자 부문의 부진으로 순이익이 떨어진 만큼 가격협상에 유리할 것이란 판단이다. 본업인 보험부문의 성장세가 유지된 가운데, 비우호적 환경과 기저효과, 충당금 등을 감안하면 추후 순이익이 개선될 여지가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동양생명은 저축성보험 비중이 높은 타 생보사와 다르게 보장성보험 비중이 높다. 핵심 수익지표인 CSM 산출에 유리하다는 측면에서 알짜매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1분기 기준 동양생명의 일반계정 개인 수입보험료 중 보장성보험의 비중은 76.7%로, 상위 5개 보험사(삼성·교보·한화·신한·농협) 평균치(58.8%)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패키지 인수를 추진 중인 ABL생명의 경우 보장성보험 비율이 33.6%인 것과 대비된다.

또한 상반기 말 기준 동양생명의 총자산은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한 33억3475억원이다. 1분기 기준 총자산이 17조4707억원인 ABL생명과 합병할 경우 자산규모가 50조원을 돌파하게 된다. 이는 업권 5위인 농협생명(53조3520억원)에 근접한 만큼, 인수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속도가 날 것이란 전망이다.

문제는 재무건전성이다. 동양생명의 6월 말 기준 신지급여력비율(K-ICS) 비율은 167.1%로, 전분기(174.7%) 대비 7.6%p 하락했다. 시장금리 하락과 할인율 제도 강화 등으로 가용자본 증가율(1%) 대비 요구자본의 증가율(4.6%)이 더 컸다는 진단이다. 금융당국의 권고치(150%)를 다소 웃돌고 있지만, 경과조치 적용을 해제할 경우 권고치를 밑돌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금융당국이 오는 2027년까지 보험부채 평가시 적용되는 할인율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할 것이라 예고하면서, 지급여력비율의 추세적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동양생명 인수시 유상증자와 같은 자본확충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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