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장인정신 한국공예 후원 3년차...예올과 협업
작품 전시회 오는 22일부터 10월 19일까지
[서울파이낸스 김무종 기자] “전통가옥에도 못이 쓰이죠. 나무로만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20일 오전 기자가 찾은 서울 북촌 예올북촌가에서 대장장 장인 정형구 작가가 자신이 직접 제작한 못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 못에는 정 작가가 만든 호미·갈퀴·꽃삽 등 원예도구들이 걸려 있었다. 한국전통문화대학원 객원교수인 그는 문화재수리기술자(철물)이기도 하다. 장신정신으로 무장한 그의 도구는 전시품 외 때론 실제 도구로도 활용된다.
이날 재단법인 예올과 프랑스 럭셔리브랜드 사넬은 2024 '올해의 장인'에 대장장 정형구를, '올해의 젊은 공예인'에 유리공예가 박지민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두 작품 모두 불을 다루는 작품으로 예올북촌가 2층에선 두 작가의 콜라보 작품도 볼 수 있다. 정 작가의 화병받침이 박 작가의 유리화병을 품고 있는 모습이다.
박지민 작가의 작품은 가볍고 투명한 느낌을 준다. 작가도 작품의 그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리 공예품은 물방울 모양으로 산소같은 청량한 느낌이다.
정형구와 박지민의 작품은 오는 22일부터 10월19일까지 서울 북촌의 예올북촌가에서 열리는 '온도와 소리가 깃든 손 : 사계절(四季節)로의 인도'전에서 볼 수 있다.
정형구는 원예도구와 화로, 책받침, 우산꽂이, 모기향 거치대 등 대장장이 공예를 현대의 사계절 생활스타일에 맞춰 제작한 일용품을 선보인다. 전시실 작은 한옥 마당의 방안에 촛대를 놓쳐서는 안된다. 밤이라 생각해 상상력을 극대화하면 장인이 전시품 중 가장 오랜 시간을 들인 이유를 알 수도 있다.
박지민은 일상의 사물을 판유리 두 장 사이에 넣어 가열해 만든 다양한 이미지의 판유리 작업과 블로잉 기법을 이용해 입체적인 형태로 만든 작업(그을음 시리즈)도 소개한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명 예올 이사장과 클라우스 헨릭 베스터가드 올데거 샤넬코리아 대표, 양태오 디자이너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