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 SK하이닉스, 승진 인사 예상···SK온은 조직 축소될 듯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SK그룹이 '재계 빅4' 중 마지막으로 임원·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있다. 특히 올해 '리밸런싱(조직개편)'을 선언하고 계열사 줄이기에 나선 만큼 대대적인 인사 칼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르면 5일 임원·사장단 인사를 단행한다. SK는 올해 '리밸런싱' 계획에 따라 219개의 계열사 수를 줄이고 경영효율화를 꾀하는 인사·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일각에서는 SK가 11월 중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일부 계열사의 인사를 조기에 단행한 것을 제외하면 주요 계열사들은 11월 중 인사가 진행되지 않아 예년과 마찬가지로 12월 첫째주 목요일께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의 주요 계열사인 SK에너지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지오센트릭의 수장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SK이노베이션은 "당면한 위기상황을 돌파하고,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술 역량을 갖춘 사장을 새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또 SK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먼저 인사를 단행한 SK에코플랜트는 기존 임원 66명에서 23%에 이르는 15명을 감원했다. 이와 함께 반도체 관련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테크사업 조직'을 신설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이 같은 기조는 그룹 전반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분기 458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후 3분기 4233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장기 침체를 기록하던 SK온은 3분기 24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2021년 출범 이래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석유 사업에서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 수요 감소로 6166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흑자를 기록한 SK온도 사업 효율화를 위한 조직 간소화와 이에 따른 감원이 있을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 11월 SK E&S와 합병 절차를 마무리한 만큼 사업 시너지 창출을 위한 조직개편과 인사도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 합병 추진 발표 직후 '통합 시너지 추진단'을 출범시켜 사업 시너지 창출을 진행했다. 추진단은 △LNG 밸류체인 △트레이딩 △수소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구체적 사업화에 착수했다.
SK텔레콤 역시 그룹의 기조에 맞춰 임원 수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텔레콤은 올해 '글로벌 AI 컴퍼니'로 선언하고 앤트로픽, 퍼플렉시티 등 글로벌 기업과 AI 동맹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AI 컴퍼니로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조직개편과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룹 내 계열사들이 대체로 감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반면 최대 실적을 낸 SK하이닉스는 대대적인 승진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가 늘어나며 7조300억원의 영업이익과 5조7534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40%, 순이익률은 33%에 이른다.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 만큼 대대적인 승진 인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부회장 승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무작정 '승진 파티'를 열기에는 조심스러울 수 있다는 반응도 있다.
한편 지난해 인사에서는 조대식, 김준, 박정호, 장동현 등 부회장단 4인이 부회장단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만큼 이 자리를 채우기 위한 부회장 승진 인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높은 성과를 내긴 했지만, 업계 불확실성이 큰 만큼 섣불리 승진인사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른 계열사는 사업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감원과 인사 이동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