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해제와 시장안정화 조치 등에 1410원대로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간밤 비상계엄 쇼크에 1442원까지 폭등했던 원·달러 환율이 1410원대까지 되돌려졌다. 비상계엄령 해제와 당국의 발빠른 시장안정화 조치 등으로 후폭풍이 빠르게 수습되는 모양새다. 다만 한국의 정치 불안이 고조됐다는 점에서 여전히 상방압력이 우세하다는 진단이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오후 3시 30분 종가 대비 16.8원 오른 달러당 1418.1원에 개장했다.
간밤 원·달러 환율은 오전 2시 기준 1425.0원으로 마감했으며, 장중 1442.0원까지 상승했다. 이는 장중 1444.2원까지 올랐던 지난 2022년 10월 25일 레고랜드 사태 당시에 근접한 수치다.
해당 상승세의 원인은 전일 오후 11시경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이다. 특히 국회가 폐쇄됐단 소식이 전해진 시점에 1440원을 돌파하는 약세를 보였다. 직후 국회가 비상계엄해제 요구안을 즉시 가결했고 대통령도 이를 수용하면서 4일 4시 30분경 비상계엄이 해제됐다.
현재 시장은 간밤 비상계엄으로 인한 여파를 빠르게 수습하는 양상이다. 간밤 정부는 시장 불안 요인에 대응코자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 밝혔으며, 한국은행에서 임시 금통위 등을 통한 시장대응이 예정된 상태다.
이로 인해 환율은 장 초반인 9시 15분 경 1406.1원 수준까지 되돌려졌다가, 현재 1410원대에서 정체된 상태다. 전장 대비 1.97% 하락 출발한 코스피 지수도 9시 15분 경 0.97%까지 하락폭이 좁혀졌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통과 및 국무회의 해제에도 한국의 정치 불안이 고조되었다는 점에서 원화 약세는 불가피하다"며 "외환당국의 무제한 유동성 공급 선언 등 적극적인 시장안정화 의지에도 이날 환율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 역시 "대내외 여건을 감안하면 환율 급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미미하다. 당국 시장안정화 조치 등을 감안하면 1410원대로 안정될 것"이라며 "다만 정국 불확실성의 장기화 전망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은 여전히 불안요소다. 글로벌 외환시장에서도 원화 약세 재료가 다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