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직후 코스피 2383.32까지 하락
국가바이오위원회 전망 흐릿해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건 이후 국내 경제가 불안정해지고 있다. 환율 상승, 주가 하락 등으로 인해 원료의약품 수급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탓이다.
특히, 원료의약품 대부분을 외국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제약사들의 실적 악화 등의 타격이 불가피해질 것은 물론 윤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았던 국가바이오위원회의 미래도 불투명진 실정이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원료의약품 자급도는 25.4%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평균 원 달러 환율 1308원을 적용한 값이다. 2022년 자급도가 11.9%인 것에 비하면 반등한 수치이지만 74.6%가 수입 제품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수입 원료의약품 의존도가 높다.
원료의약품을 수입할 때 달러를 사용하는데 비상계엄 선포 직후 원·달러 환율이 1444원대로 올해 최고치로 폭등했고 현재 14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해외 원료의약품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는 국내 제약사에겐 원·달러 환율 상승이 부담스럽다"며 "원료의약품뿐 아니라 실험 장비들도 해외 의존도가 높은데 관련 장비 수입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주가도 영향을 받고 있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코스피는 2400선이 붕괴된 2383.32까지 떨어졌고, 코스닥도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여파가 지속되며 바이오·제약 기업으로 구성된 KRX 헬스케어 지수는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부터 일주일 간 7.51%가 감소했다.
아울러 정부가 국가 간 추진했던 글로벌 제약바이오 협력, 투자 상황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당장 이달 출범한 국가바이오위원회의 전망도 흐릿하다.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을 약속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출범 초기 바이오 산업을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강조하며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해 대통령 직속 국가바이오위원회를 출범하고 자신이 직접 위원장을 맡아 진두지휘하기로 했다.
신약 연구개발은 신약 후보 물질 발굴하는 초기 단계부터 임상 시험과 상용화까지의 과정을 합치면 10년 이상의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이마저도 신약 개발의 성공 가능성이 9% 미만에 불과하며 막대한 자금이 요구되는데 위원장인 대통령의 논란 속에서 해당 산업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제약바이오를 미래의 중요한 먹거리로 육성하고자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강한 리더십 체계를 갖춰서 집중적인 육성을 끌어내려 했는데 지금과 같은 정부 상황으로는 성장 동력을 잃어버렸다"며 "다만 제약바이오는 여야당 모두 공동된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에 빠른 안정화를 통해 리더십을 발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상계엄 선포 당시 일부 국내 제약사는 해외 고객사의 동향과 해외 증시 등을 파악하기 위해 회의를 계획했지만 계엄령 해제로 취소하고 정상적인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한국화이자제약, 한국MSD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비상계엄 선포에 따라 재택근무로 전환하고 집회·시위 등 안전이 우려되는 지역 방문을 자제하도록 지침을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