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돌파구' 찾는다···면세점 4사, 본업 경쟁력 강화
'불황 돌파구' 찾는다···면세점 4사, 본업 경쟁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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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 감소·고환율에···면세4사 3Q 영업손실
패션 브랜드·명품 할인 등 고객 유치 노력
인천공항 면세점 (사진=이지영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국내 면세점 4사(롯데·신라·신세계·현대)가 불황이 장기화되자 본업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리오프닝에도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의 특수를 누리지 못하자 수익성 높은 공항점에 체험형 쇼핑 공간를 선보이며 개별여행객(FIT)·내국인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11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10월 면세점 이용객 수는 257만명, 매출액은 1조111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이용객은 19.0% 늘었지만, 매출액은 16.4% 줄었다. 같은기간 외국인 이용객은 68만명에서 90만명으로 32.6% 늘었다. 반면 매출은 1조937억원에서 8492억원으로 22.4%나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큰손으로 불리는 중국 따이공(보따리상), 단체관광객 대신 개별여행객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심지어 최근 개별 관광객의 소비 트렌드가 시내면세점에서 헬스앤뷰티 전문점, 균일가 생활용품점, 로드숍 방문, 브랜드 체험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달러를 기준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면세점은 고환율까지 지속되면서 상품 원가 상승으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점도 주효하게 작용한다는 평가다. 

이를 반영하 듯 올해 3분기 면세점 4사(△롯데면세점 460억원 △신라면세점 387억원 △신세계DF 162억원 △현대면세점 80억원)는 일제히 영업손실을 냈다. 이에 이들은 공항·시내면세점 사업 활성화 등 생존전략을 마련에 나섰다. 

지난해 인천공항점을 철수한 롯데면세점은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명동본점에 2030 젊은 개별여행객이 선호하는 아더에러, 세븐에잇언더, 싱귤러 등 K-패션 브랜드 위주로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 비중이 높은 제주점은 수입 화장품과 식품 카테고리를 전면에 내세운다. 지난 4월 주류, 담배 사업권을 획득하며 통합 운영에 나선 롯데면세점 김포공항점은 일본과 중국 등 비즈니스 출장 수요를 잡기 위해 니치향수를 비롯해 위스키 등 다양한 주류 상품과 K푸드, 선물, 기념품 등으로 상품을 구성해 이달 중 전면 개점할 예정이다.

신라·신세계·현대면세점 3사는 향후 인천국제공항 10년간 자리를 채우며 공항면세점의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상품 소싱을 강화하고 있다.

신라·신세계면세점은 최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화장품·향수, 주류 등 메인 매장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신라면세점의 화장품·향수 메인 매장은 549㎡(166평) 규모로 총 77개의 뷰티 브랜드를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13개 브랜드는 단독으로 선보인다. 화장품·향수 매장과 함께 문을 연 주류 매장은 436㎡(132평) 규모로 약 200여개의 주류와 담배·식품 브랜드를 선보인다. 신라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운영하는 주류 매장 중 가장 큰 규모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시장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면서 내실 경영에 주력할 것"이라며 "면세사업은 소매 위주로 사업을 개편하고 투자비 등 고정비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지난해 인천공항 출국장(DF4·DF2) 10년 운영 사업권 낙찰 후 올해 1월부터 주요 매장을 점진적으로 개점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천공항 제2터미널점에 뷰티·주류 테마존을 포함한 신규 매장을 추가 개점해 총 2880㎡(약 871평) 규모의 체험형 쇼핑공간 신세계 존(zone)을 완성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시내면세점 중에서는 최근 명동점에 국내 패션 브랜드를 추가 입점하고, 스트리트 캐주얼·아웃도어 등 카테고리별로 구성해 9층과 11층 패션 매장을 새단장했다. 명동점 9층에는 마뗑킴, 드파운드가 입점된 디자이너 브랜드 편집샵 하고하우스를 열었다. 또 시내면세점 단독 입점한 남성복 브랜드 포스트아카이브팩션을 비롯해 로사케이도 입점했다. 명동점 11층에서는 스트리트 브랜드 아크메드라비, 리, 커버낫, 라이프워크와 가방 브랜드 아카이브앱크, 볼앤체인 등을 선보인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고객 경험을 키워드로 개별 관광객 취양을 반영한 체험 콘텐츠와 MD 강화를 통해 매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인천공항점의 현재 보유 중인 럭셔리 브랜드의 할인 프로모션 마케팅을 강화해 내국인 관광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특히 단가가 높은 부띠끄를 판매하는 DF5 사업자에 선정됐기 때문에 면세 한도에 제약을 받지 않는 외국인 관광객을 공략하고 있다.

키린(QUEELIN) 등 중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신규 개점해 외국인 대상 매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야간에 면세점을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한 심야매장 운영 재개를 통해 추가적인 매출 확보를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업계 최초로 한패스(HANPASS)와 함께 트래블H카드를 출시해 외화 충전식 선불카드를 선보였다.

인천공항점은 지난 10월 생로랑과 발렌시아가 부티크가 각각 제1여객터미널과 제2여객터미널에 문을 열어 기존에 운영 중이던 루이비통, 샤넬, 구찌에 더해 상품기획(MD)을 한층 강화한다. 최근에는 무역센터점에 비건 유기농 크림으로 유명세를 탄 슈요니와 코스메틱 브랜드 비오엠 등 국내 뷰티브랜드가 신규 입점한다. 동대문점에는 지난 5월부터 오드타입, 라씨엘르, 라비앙 등 총 13개의 신규 K뷰티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인다.

현대면세점은 관계자는 "국내 면세업계 최고 수준의 명품 경쟁력을 갖춘 현대면세점은 지속적으로 브랜드 유치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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