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 중반까지 하락했다. 전날 대통령 체포로 인한 국정 불안 완화에 이어, 예상을 밑돈 미국 물가지표에 통화긴축 우려가 일부 완화됐기 때문이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오후 3시 30분 종가 대비 6.2원 내린 달러당 1455.0원에 개장했다.
환율 하락세의 주재료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다. 전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작년 12월 헤드라인 CPI 상승률이 2.9%로, 전월 대비 0.2%포인트(p)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다. 특히 근원 CPI 상승률은 3.2%로, 오히려 시장 예상치(3.3%)를 하회했다.
예상을 밑돈 물가지표에 대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은 일제히 반색했다. 전일 오스틴 굴스비 미국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진단했으며,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같은 맥락에서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인플레이션 반등 우려가 일부 해소되자, 최근 110pt에 육박했던 달러인덱스는 장중 108.4pt선까지 하락했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대되며 4.4%를 돌파했던 미국채 2년물 금리는 4.27%선까지 하락했으며, 10년물 금리도 4.65%선까지 후퇴했다.
직후 달러당 엔화가치는 158엔선에서 장중 155엔선까지 절상(하락)했고, 위안화 가치 역시 장중 7.3위안을 하향 돌파하는 강세를 보였다. 원화의 경우 전일 대통령 체포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된 부분까지 반영되며 상대적으로 강세폭이 컸단 설명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국 근원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밑돌면서, 시장내 위험자산 랠리가 펼쳐진 모습"이라며 "그간 환율 상승을 주도한 역외 롱플레이는 잠잠할 전망이며, 국민연금 환헤지와 외환당국의 실개입 경계감 역시 환율 하락에 일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여전히 부진한 외국인의 국내증시 투자심리와 역내 저가매수 유입은 환율 하단을 지지한다. 오늘 금통위 결정도 중요한 이슈"라며 "오늘 환율은 약달러와 연동돼 1450원대 초반까지 하락하겠지만, 금통위 등 주요 이벤트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심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