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인플레이션 등 대내외 불확실성 고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작년 10월과 11월 2회 연속 깜짝 금리인하로 시장을 긴장시켰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 인하 사이클에 제동을 걸었다.
내수부진 우려에도 확대된 대내외 불확실성과 통화정책 효과의 시차 등을 고려해 금리 인하를 한박자 쉬어간다는 평가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3연속 금리인하에 나설 경우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더 벌어져 추가 환율 상승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연 3.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3년 2개월 만에 금리를 인하했다. 이후 11월에도 금리인하를 하는 등 최근 2회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번 인하 결정은 시장 전망에 부합한다.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100명 중 60명이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경기침체 우려로 인하에 대한 예상치가 직전 조사대비 증가했지만,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응답자가 더 많았다.
이번 인하결정의 주요 배경은 작년 11월 금통위 이후 변화한 대내외 환경이 꼽힌다.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불거진 데다, 트럼프 2기를 앞두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사이클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1480원을 돌파, 글로벌 금융위기 시점인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현재까지 1460원대 고환율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수입물가 상승으로 연결돼 수입업체와 물가 부담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당선인 취임이 다음주로 다가온 가운데 보편 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불거지며, 연준 통화정책 스탠스가 긴축적으로 변한 상태다. 특히 견조한 미국 경기지표까지 더해져 선물시장에서 올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 상황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정치 불확실성이 상승하면서 환율 우려도 높아진 데다, 당시와 달리 물가에 대한 우려도 소폭 확대됐다"며 "특히 정책 여력이 많지 않은 가운데 작년 10~11월 인하 시차를 감안하면, 금리인하 효과를 확인하는 시간도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동결이 소폭 우세할 것으로 봤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