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건설업계 위기가 우리의 위기인 이유
[전문가 기고] 건설업계 위기가 우리의 위기인 이유
  •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 ingrid1915@naver.com
  • 승인 2025.01.17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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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서울 방문 시 필수 코스였던 우리나라 초고층 빌딩의 대명사 63빌딩을 지은 신동아 건설이 주거래 은행에 통보도 하지 못한 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도급순위 58위 건설사가 어음 60억원을 막지 못해 흑자도산을 했다는 것은 유동성위기에 빠진 건설업계의 현 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신동아건설이 진행하는 사업장은 7곳 1조1691억원 규모로 분양보증을 한 HUG가 시공사를 교체하는 등 사업을 완료하거나 계약해지를 받아 계약금과 중도금을 지불해주기 때문에 수 분양자는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청약신청을 받았던 검단신도시 AA32블록 검단신도시 파밀리에 엘리프는 당첨자발표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입주자모집공고 자체를 취소했다. 청약통장 재 사용이 가능하다고 하니 다행이다.

하지만 신동아건설만의 문제가 아닌 건설업계 전반의 문제이고 신동아에서 시작한 신호탄은 앞으로 제2, 제3의 건설사 부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문제다. 2022년 갑작스러운 금리인상으로 시작된 PF위기가 3년을 넘기면서 더 이상 버티기 힘든 한계점에 도달했다. 지난해 부도가 난 건설업체는 29곳으로 이 중 25곳이 미분양의 무덤 지방 업체다.

10대 대기업 건설사들조차 부채비율이 급증하고 있으니 중소건설사들은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위기에 빠진 건설사들의 선택지는 임금삭감, 비용절감은 당연하고 사업성이 좋은 곳을 제외하고는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민간 분양 아파트 물량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올해 건설사들이 공급하는 민간 아파트는 16만가구로 역대 최소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고금리, PF부실, 공사비 급등, 분양시장 침체의 늪에서 공급을 늘리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건설업계를 힘들게 하는 또 한가지는 10대 대형건설사 쏠림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2024년 10대 대형건설사가 공급한 아파트는 12만538가구로 전체 24만1866가구의 49.8%나 된다. 서울은 무려 82.83%로 극심한 양극화이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고급화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졌고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선택과 집중을 하다 보니 브랜드나 가격 등 경쟁력이 없으면 청약을 하지 않고 있다.

브랜드 파워가 약한 중소건설사들은 가격을 살짝 낮춰서 경쟁력을 확보했으나 최근 건축비가 눈덩이처럼 인상되면서 이제는 가격경쟁을 할 안전마진도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공급은 더 줄어들 일만 남았다.

건설업계의 위기는 자연스럽게 아파트 공급부족으로 이어지고 당장은 아니더라도 전세와 매매가격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아파트 공급부족은 기름과 같다. 어디서 자극을 받아 언제 불이 붙을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기에 더 늦기 전에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거래량이 감소하는 등 부동산시장의 보합흐름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마지막 골든 타임이라는 마음으로 건설업계의 위기에 적극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적어도 지방 미분양이라도 빨리 소진할 수 있는 대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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