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전종헌 강현창 양종곤 기자]현대건설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차그룹이 정밀실사 과정에서 우발채무 8000억원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 인수협상에서 채권단과의 인수대금 조정 협상이 불가피하게 된 만큼 관련 작업이 지연될 것이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각에선 인수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그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 우발채무가 현대차 그룹의 발목을 잡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그룹이 채권단에 현대걸설 인수대금 조정을 요청함에 따라 향후 채권단과 현대차간 협상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 15일 현대건설 실사 과정에서 8000억원 규모의 우발채무와 부실채권 등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18일 인수대금을 조정해야한다는 의견을 채권단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채권단에 인수대금 조정 요청을 신청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요청한 조정 금액을 밝히긴 어렵다"고 밝혔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대차가 주장하는 우발채무가 인정될 경우 MOU에 근거해 3%까지 인수대금 조정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3%를 넘어서는 가격 조정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현대건설 인수작업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채권단의 가격 제한선을 현대차가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이유 때문이다.
윤진일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단 우발채무와 부실채권을 합한 금액 8000억원에 대한 사실 관계 확인이 먼저다"며 "현대차가 채권단과 맺은 양해각서에 의하면 실사 후 인수대금 조정은 1530억원까지만 가능해 만일 8000억원이 사실이라면 본 계약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당초 입찰금액의 3%를 초과할 경우 채권단의 75% 이상의 동의 과정을 거치는 등 재 인수가격 협의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 연구원은 또, "현재 현대건설이 외관상으로는 문제될 부분이 없다고 판단된다"며 "현대건설의 유찰 가능성은 후순위 문제며 현재 현대건설 채권단측이 이번 주 중 논의를 진행한다고 한만큼 결과를 지켜봐야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조주형 교보증권 연구원도 "인수 실사과정에서 우발채무와 부실채권을 발견하는 것은 현대차에서도 충분히 예상했을 것"이라며 "부실채권 발견은 입찰금액을 깎기 위한 한 과정일 뿐이니 인수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와 채권단과의 가격 협상에 따라 현대차의 현대건설 인수 지연이냐 아니냐가 혹은 유찰이냐가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남은 수순은 현대차가 인수대금 조정을 요청함에 따라 채권단과 현대차는 이번 주 금요일까지 인수금액 확정을 위한 협상을 진행한다. 양측 간 절충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3영업일간 추가 시간이 주어진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차가 제출한 자료 검토에 착수했다"며 "이번 주내 주주협의회를 통해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