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外人 'BUY 코리아'…이제는 'BYE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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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우려·옵션만기 등 외국인 20거래일만에 순매도
전기전자·음식료·서비스 등 턴어라운드 업종 주시

[서울파이낸스 강현창기자] 올 것이 왔다. 코스피에서 지난 19거래일 연속 순매수행진을 계속하던 외국인의 발걸음이 멈췄다.

12일 오후 1시 50분 현재 외국인은 1610억원 어치를 순매도하고 있으며 매도폭은 점차 벌어지는 중이다. 코스피지수도 25포인트 넘게 떨어지며 크게 요동치고 있다.

외국인이 국내증시를 두고 한눈을 팔고 있다는 조짐은 지난주부터 엿보였다. 외국인의 매수규모가 축소되면서 코스피는 이달 6일 이후 4거래일 연속 2135선 돌파에 번번히 실패하며 단기적으로 2115~2135의 좁은 박스권 등락을 이어가고 있었다.

지금까지 외국은의 적극적인 매수세와 시장 장악력을 통해 코스피 사상최고치 경신의 '일등공신'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하락의 '앞잡이'다.

외국인의 변심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째, 4월 초순부터 불거진 ECB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함께 중동지역의 정정불안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30개월만에 최고치로 상승하자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진 점이다.

ECB의 금리인상으로 지금까지 이머징 아시아에 국한되었던 긴축이슈가 선진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으며 국제유가 상승세에 제동을 걸 만한 요인들이 좀처럼 부각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둘째, 글로벌 증시 상당수가 전고점 수준에 근접하면서 경계심리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3월 저점 이후 대부분의 글로벌 증시는 10% 내외의 급반등세를 나타낸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각국 주요 지수가 전고점 부근에 다다르면서 글로벌 증시의 주간수익률이 눈에 띄게 둔화되는 등 기술적인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세번째는 14일 옵션만기라는 수급이벤트다. 지난달 17일부터 11일까지 외국인의 누적순매수 규모 4조8000억원 중 프로그램 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92%에 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단기 성향의 외국인 프로그램 매수세도 반전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증권가에서는 '그래도 아직 돌파구는 있다'고 말한다. 외국인 매수강도가 약화되더라도 선택과 집중전략을 통한 업종 및 종목별 영향력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최근 외국인 매매패턴을 살펴보면 그동안 시장을 선도했던 화학, 비금속광물, 운수장비 업종에 대해서는 매수강도가 크게 약화되거나 매도전환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단기 급반등으로 가격부담이 커진 업종이나 원화 강세에 따른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업종에 대한 이익실현 결과로 보여진다.

그러나 철강금속, 유통, 금융, 보험, 증권, 기계, 서비스, 음식료, 의약품, 섬유의복 업종에는 오히려 매수강도를 강화하고 있다. 이들은 환율 하락에 따른 수혜주들이다. 원달러 환율이 중요 1100원선을 하향이탈하면서 외국인 매매패턴에도 이에 따른 변화가 생기고 있다.

실적변화에 따른 외국인 매매패턴 변화조짐도 나타내고 있다. 최근 외국인 매수강도가 강화되고 있는 철강금속, 기계 업종은 가격부담이 크지 않은 가운데 영업이익 추정치가 우상향하는 업종군이고, 음식료, 서비스업종은 2분기 이후 영업이익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업종이다.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전기전자 업종 또한 2분기 이후 영업이익 레벨업이 기대되는 업종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투자성향의 외국인 매매패턴을 분석해보면 최근 코스피의 조정 분위기와 환율, 유가 등 주요 가격지표의 변화를 활용해 업종별 대응전략의 변화를 모색해나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은 지금까지 좋았던 업종보다는 향후 좋아질 수 있는 업종에 매수세를 집중해 나가고 있다"며 "당분간 전기전자, 음식료, 서비스 업종에 대한 관심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중단기 실적모멘텀이 유효한 철강금속, 기계 업종 등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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