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신드롬’ 지수 하락 부추긴다?
‘로또 신드롬’ 지수 하락 부추긴다?
  • 임상연
  • 승인 2003.02.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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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증시침체 장기화로 사행성 복권에 관심돌려
심리적 공항등 잠재적 불안요소가 국내 금융시장 위협할 수도


전국이 로또 열풍에 휩싸였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상금을 놓고 전국민의 관심이 한데 집중되고 있다.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길거리에서도 심지어 개개인의 꿈속에서도 숫자 맞추기가 이루어지고 있다. 815만분의 1이라는 사실상 불가능한 확률도 수 백억원이라는 상금에 대한 환상을 깨지 못하는 것 같다.

이 같은 로또 신드롬이 올 겨울, 주식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즉, 전국민의 관심사로 떠오른 로또가 단발적이긴 하지만 지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침체 이라크戰 등 내외부적인 악재로 국내 증시가 오랫동안 맥을 못 추면서 다수의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주식보다는 로또로 옮겨갔으며, 이에 따라 지수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증권사 투자분석팀 관계자는 “당첨상금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면서 증시에도 관련 풍문과 복권구매 등 로또가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 같은 절대적 관심사는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집중력을 흐리고 있어 분석적 투자패턴을 사라지게 하는 등 부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로또 열풍이 어느정도 시장에 심리적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슴을 시사했다.

그는 “하지만 로또가 3회 이월을 끝으로 사실상 기대 당청금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증시에 대한 개인들의 심리적 공항은 제자리로 돌아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물리적인 측면에서 볼 때 로또의 영향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로또가 세번째 이월된 지난 주 고객예탁금은 전주에 소폭 상승한 7조8천억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했고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각각 일평균 5억주, 1조4천원억대로 오히려 전주보다는 4~3천만주, 2천억원 가량 늘어났다.

이와 관련 애널리스트는 “증시가 관심과 선택으로 성장하는 유기체와 같기 때문에 관심이 멀어진다는 것은 지수 하락의 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로또로 인해 예탁금 거래량 거래대금 등 증시 주변 조건이 변한 것이 없어 물리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는 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최근 증권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은 이라크 사태, 미국 주가하락 등 외부적 요인과 북한 핵문제, 대북 송금파문 등 내부적 요인이 겹치면서 한국경제에 대한 불투명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 외국인들의 투매현상도 모두 이 같은 불안과 불투명성의 장기화가 주요했다는 분석들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사행성을 부추기고 있는 로또와 같은 비이상적인 요소들이 금융시장 주변에서 개인 자금의 흐름을 왜곡시킬 경우 심리적 부담감이 언제 물리적 부담감으로 작용할 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이미 이 같은 현상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수백억원에 달하는 상금으로 인해 수십 수백만원을 복권에 투자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고, 대출을 받거나 증권계좌를 깨는 사람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심리적 공항에서 비롯된 이런 금융질서 붕괴는 구조개혁이라는 과도기에 놓여있는 국내 금융시장을 또 다시 혼란에 빠지게 하는 잠재적 위험요소가 될 것이다.

또 로또 신드룸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여타 다른 복권과는 다르게 계층을 불문하고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주택복권 체육복권 등 당첨금이 한정된 기존 복권들의 경우 부의 기준으로 중하류층에 속해있던 사람들이 주를 이루었다면 이번 로또의 경우 중견기업 사장, 임원이나 전문직 종사자 등 어느정도 부를 축적한 상류층에 속해있는 사람들마저 관심을 갖고 뛰어드는 양상이다. 계층과 역할을 불문하고 확산되는 이 같은 비상식적 관심은 보이지 않는 경제적 비효율성을 창조, 경제지수의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로또 발행 자체가 전면 재검토돼야 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로또의 이월 횟수를 제한한 것도 모두 이와 같은 계연성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월 횟수 제한이 잠재적 위험요소를 제거했다기 보다는 미봉책에 불과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로또 탄생과정이 근거없이 불합리하게 이루어진 것처럼 언제 또 다시 이 같은 잠재적 불안요소가 생겨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김정태 행장이 최근 1조원의 주식투자 방침을 결정했다. 지금처럼 경기부침이 극심한 상황에서 김 행장의 이 같은 결정은 증시에 단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결정이 로또의 비이상적인 열풍과 존폐논란 속에 나오면서 김 행장의 의도가 순수한 투자성격을 띄는 건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로또 발행으로 기대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국민은행으로선 존폐논란과 이상 열풍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같은 분위기를 상쇄시키기 위해 주식투자라는 카드를 들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간의 의혹이 어떻건 중요한 것은 국내 최대 은행으로서 국민은행과 김 행장이 과감한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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