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 불순"…외국계 보고서 신뢰성 '도마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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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때마다 반복…"한국경제의 특수성 반영된 것"

[서울파이낸스 공인호기자] 외국계 금융회사의 '한국 보고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객관적 사실이 아닌 불순한 의도에서 작성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2일 "일부 외국계증권사가 '자의적' 기준으로 유럽 재정위기 악화시 아시아 국가 중 한국의 대외 상환 능력이 가장 취약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며 시장질서 교란 행위에 대한 근절 의지를 천명했다.

앞서 모건스탠리와 노무라증권 등이 한국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일 보고서에서 "자금 조달 리스크에 따른 충격흡수 정도를 가늠한 순위에서 한국이 아시아 8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며 한국의 대외 부채상환능력 비율과 예대율 순위가 중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대만,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등 8개국 중 가장 낮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또, 노무라증권도 지난 11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2.5%로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한국은행을 비롯해 국내 기관들은 올해 4%대의 경제성장률을 전망하고 있다.

이와관련 권 원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가채무 관리, 외환보유고 확충, 외환건전성 규제 강화 등의 조치를 취해 한국 경제의 리스크관리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며 "S&P 등 국제신용평가사도 한국 경제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이며,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한 만큼 대외 불안요인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고 반박했다.

사실 외국계 금융사의 '한국 때리기'는 세계 금융위기 때마다 반복돼 왔다. 

과거 IMF 위기라는 전례가 있었다는 점과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한국 경제의 특수성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외국인투자자들이 위기 때마다 활용하는 '공매도'를 후선지원 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08년에도 일부 외국계 증권사는 한국 은행의 높은 예대율을 근거로 '한국이 금융위기에 가장 취약한 나라'라는 취지의 보고서를 내기도 했으며, 신용평가사인 S&P는 금융위기의 진앙지인 미국의 신용등급은 그대로 둔 채 국내 은행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외국계의 비관적 전망과 달리 한국은 금융위기를 가장 빨리 극복한 나라 가운데 한 곳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번 미국발 쇼크에도 주식시장을 제외한 환율·채권시장 등은 2008년과 비교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관련 한 외국계 증권사는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에서는 최악의 사태까지 감안해야 한다"며 "한국의 경우 부정적 전망이 더 크게 부각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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