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상반된 中企지원책 실효성 의문
우리銀, 상반된 中企지원책 실효성 의문
  • 김동희
  • 승인 2005.01.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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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여신축소, 중기대출 확대...실무진 혼란
기업 구체적 정보 부족...여신평가 난관

우리은행이 부실여신축소와 중소기업대출 확대라는 상반된 경영목표를 내세워 은행대전의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어 직원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이 내놓은 중기대출안은 우량기업에 대한 지원 강화일 뿐 실제 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은 공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우리은행은 황영기 행장을 필두로 중기대출확대와 부실여신축소를 목표로 삼아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실무진들이 상반된 목표에 대한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해 상당한 업무혼선과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여신심사를 강화하고 중기대출을 확대한다는 것은 침체된 경기 상황에서 어쩔수 없다 하더라도 일선 업무 담당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혼란스런 분위기를 전했다.

은행의 여신평가 시스템상 현재와 같은 경기침체 상황에서 여신심사를 강화하며 중기대출을 확대한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우량중소기업에 대한 여신이 거의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이어서 중소기업대출 강화는 부실을 증가시킬 수 있는 화약고와 같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에 실무진들은 새로운 여신평가시스템과 기업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필요하지만 이를 위한 준비는 사실상 미미해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현재 실무진들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 없이 중기대출에 대한 지원금액만 확정한 상태다. 독자적인 리스크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한다고 하지만 은행들의 여신평가가 비슷한 실정이고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도 은행별 차이가 극히 미미한 상태여서 현실적인 대안을 찾기도 쉽지 않다.

이에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의 중소기업대출 확대 방안에 대해 “전혀 실효성을 찾을 수 없는 공언에 불과한 중소기업 지원책”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중소기업대출 확대를 목표로 영업력을 극대화 한다고는 하지만 실제 얼마만큼의 자금이 필요한 중기에 들어갈지는 미지수”라며 “기술평가자문단과 같은 허울뿐인 기업평가시스템보다 여신평가를 위한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꾸준한 관리와 지원이 먼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우리은행은 중소기업지원을 위해 중기 대출을 지난해보다 20% 늘린 5조원으로 책정하고, 제조업 및 기술력 위주 기업에 3조원을 집중 지원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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