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시장, 연말 수요 '실종'…왜?
서울 전세시장, 연말 수요 '실종'…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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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신경희기자] 상승세를 이어오던 서울 전세시장이 10월 말 이후 하락세로 반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다 4분기 겨울전세시장은 학군수요를 필두로 서서히 가격이 오르면서 계절적 비수기를 벗어나 봄 이사수요를 맞았다. 하지만 올해는 이 같은 움직임을 찾아볼 수 없다. 

26일 부동산114가 올 겨울 전세시장이 잠잠한 이유를 분석·발표했다.
 
첫째, 학군수요의 실종이다. 예년 같으면 벌써부터 움직여 국지적인 전세가격 상승이 나타났어야 정상이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다.

 

대표적인 학군 수혜지역인 강남·노원·양천의 전세가격은 타 지역보다 오히려 더 하락했다. 대치동 인근 공인관계자는 최근 학군수요 움직임이 크지 않은 이유에 대해 "쉬운 수능 탓에 강남이나 목동 학군으로의 진입은 오히려 내신에 불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둘째, 전세가격 급등 부담으로 진입장벽이 높아졌다. 서울 전세가격이 2~3년 간 꾸준히 상승하면서 전세가격이 크게 올라 이사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수요자들이 많다. 최근 한 두 달 전세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세수요자들이 체감하는 가격은 여전히 높다.

서울 전세가격은 2008년 3.3㎡당 611만원에서 2011년 현재는 841만원으로 최근 3년 간 무려 230만원이 뛰었다. 지역별로는 송파·서초·강동·강남 순으로 가격이 많이 올랐다.

최근 3년 간 새 아파트 공급이 있었던 서초·송파·강동의 경우는 물량쇼크로 전세가격이 일시적으로 빠졌다가 다시 회복했다.

반면, 강남은 꾸준한 가격 상승이 일어나는 가운데 재건축 이주라는 수요증가가 더해졌기 때문에 전세가격 상승 체감온도가 가장 뜨거웠다. 강남구는 2008년 3.3㎡당 전세가 935만원에서 현재 1322만원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주택형 105㎡ 전세가격으로 환산하면 1억2000만원이 넘는 수준이다. 

 

그러나 서울 전세시장의 가격 하락세가 계속 이어지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부동산114는 분석했다. 지금의 전세가격 하락세는 물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이 아니라 한정된 공급 속에서 일시적인 수요위축으로 점칠 수 있고, 앞으로 수요가 움직이면 언제든지 가격이 반등할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먼저 내년에는 공급이 감소한다. 2012년 서울 새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은 총 1만5800여가구로, 2010년보다 61% 가까이 줄어든다.

반면, 전셋집을 필요로 하는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상반기에는 강동 고덕시영 2500가구, 송파 가락시영 6600가구 등 강남 생활권을 기반으로 하는 재건축 이주가 시작된다.

이혜련 부동산114 연구원은 "올해 강남 청실 1300여가구가 이주하면서 강남권 일대 전세가격이 급등했던 점을 감안하면, 내년 전세시장에서 고덕시영과 가락시영의 이주는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라며, "다만, 청실에 비해 이들 단지 전세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했기 때문에 강남권 이주보다는 서울 외곽·강남권과 가까운 하남·구리 등 경기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가격이 많이 올라 부담이 큰 아파트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 연립 등의 상품으로 갈아타는 수요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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