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유관기관 '젊어진다'
증권 유관기관 '젊어진다'
  • 전병윤
  • 승인 2005.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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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탁원, 증전이어 증협, 증금도 명퇴 추진
인사적체 해소...역피라미드 조직구조 개선.

증권업계가 통폐합에 따른 인력감축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구조조정이 잇따르자 유관기관들도 감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유관기관들은 일선 증권사들에 비해 조직 성격상 구조조정의 칼날에 한 걸음 비켜서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통합거래소가 출범하면서 인력감축을 실시하자 예탁결제원과 증권전산, 증권업협회 등 유관기관들도 이러한 분위기에 발을 맞추고 있는 모습이다.

일단 업계와 관련기관은 이번 구조조정에 대해 전체적인 대의에는 동조하고 있는 분위기다. 유관기관들은 그동안 상위직급이 하위직급에 비해 비율이 많은 역피라미드형 조직구조를 가지고 있어 인사적체 문제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통합거래소가 구조조정 후 젊은 인력을 전진 배치했던 것처럼 이번 기회에 ‘젊은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희망퇴직을 받은 증권예탁결제원은 지난 달 외부 용역기관의 경영진단을 받은 결과 부서장급 27%를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받은 바 있다. 때문에 이번 희망퇴직도 내심 상위직급의 신청을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증권업협회도 아직 구조조정에 대한 구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진 않지만 이미 내부에서는 위로금 문제의 조율을 위해 회원사에 양의를 구하고 있어 희망퇴직 실시 여부는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협회는 희망퇴직 위로금을 5년미만 직원에겐 3∼6개월치 급여를 주기로 해, 사실상 젊은 직원의 퇴직을 막고 상위직급에서 퇴직을 유도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증권전산도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전체직원 540명의 10%수준인 50∼60명 정도를 감원키로 했다. 업계의 관계자들은 증권전산이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주 대상자를 1956년생 이상으로 내정한 것으로 전하고 있어 조직의 전면적인 세대교체를 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더불어 증권전산은 외부용역 기관 액션츄어로 부터 경영진단을 받고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대폭 정리할 예정이다.

증권금융은 아직 명예퇴직에 대해 노조에서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관련 기관들이 잇따라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어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금융은 그동안 수익성을 낼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자구노력을 해왔고 과거 대규모 인력조정을 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감원은 조직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유관기관의 한 관계자는 “그 동안 내부에선 상위직급이 지나치게 많아 인사적체 문제에 시달려 왔던 게 사실이었다”며 “이번 명예퇴직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제조업체에 근무한 직원과는 달리 금융권 중 유관기관에서 근무한 직원들은 명예퇴직금을 받고 회사를 떠난 선배들 대부분 사업에 실패하거나 별다른 활로를 찾지 못했다”며 “이 때문에 명예퇴직 조건이 좋더라도 요즘과 같은 불경기엔 어떻게 해서든 회사에 남아 있는 게 좋은 것 같다”고 불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처럼 유관기관들의 연이은 구조조정이 정체된 조직을 활력을 찾을 수 있는 호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불경기로 인한 불안감이 엇갈리고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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