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리스크'에···건설업계, 아프리카 등 지역 다변화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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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수주 가능성 다소 떨어져도 중동 외 해외 시장 개척 필요성↑
주거·도로·철도 등 인프라 미흡한 동남·중앙아시아 성장 가능성 높아
정부, 국내 건설사 아프리카 진출 독려···6월 인프라 투자 포럼 개최
미주·유럽 등 선진국에선 소형모듈원전(SMR)과 에너지 사업 활발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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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해외 건설 수주 텃밭이었던 중동에서 최근 전쟁 관련 우려가 커지면서 아시아·아프리카·유럽 등 건설 시장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중동 사업에 비해 수익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향후 해외 시장 진출을 고려하면 시장 다각화를 해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어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사업 물색에 나선 모양새다.

20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 실적은 55억2000만달러(약 7조4800억원)로 63개국에서 171건의 공사를 따냈다. 특히 국내 건설사들의 이번 해외 수주 실적은 대부분이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체 수주 중 44%가 중동 건이었다. 이어 북미·태평양(27%), 아시아(19%), 유럽 등 순이다.

그러나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등으로 인해 중동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하자, 건설사 내부에서 수익성과 수주 가능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다른 해외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특히 아프리카와 동남·중앙아시아 등은 아직 국내에 비해 주거·도로·항만·철도 등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지역으로, 이미 국내외에서 인프라 구축으로 다수 경험이 많은 국내 건설사가 관련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기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우건설은 정원주 회장이 직접 지난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현지 정·재계 인사를 예방하면서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최근 캄보디아 기업인 월드브릿지그룹과 현지 개발사업을 위한 협약을 체결해 캄보디아 산업 단지, 물류 단지, 부동산 부지 등 개발 사업을 공동 추진 중이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도 최근 훈 마넷 총리를 만나 총리의 고문으로 위촉됐다. 부영그룹은 현재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1만5000세대의 미니 신도시급 아파트 '부영타운'을 건설하고 있다. 아파트 1474세대를 포함한 주상복합단지 공사가 완료돼 현재 분양을 앞두고 있으며, 부영타운 내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간호 대학 등이 포함된 '우정 캄보디아 학교'도 개교 예정이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인도 지역 공사도 눈에 띈다. 인도 시장 수주공사 현황은 지난해 4억8688만달러(약 6600억원·15건)로, △2022년 2억3315만달러(14건) △2021년 2억5029만달러(10건) △2020년 1억1547만달러(23건) 등 꾸준히 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해 현대자동차 인도법인과 1억5083만달러(약 2050억원) 규모의 인도 푸네 현대차 공장 신축공사를 수주했다. 또 현대크랜시스 인도법인과 800만달러 규모의 시트공장 증축공사, 현대위아 인도법인과 200만달러 규모의 인도 첸나이 위아 CVJ공장 증축공사 등을 수주했다. 삼성E&A도 2021년 삼성전자 인도 첸나이 법인과 1억5027만달러 규모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GS건설은 인도 북서부 라자스탄 주에 발전용량 300MV 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한다. 총 사업비는 1억8500만달러 규모로, GS건설은 2350만달러를 투자해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25년간 운영한다.

아프리카엔 아직 국내 건설사가 이렇다 할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 않지만 정부가 아프리카 진출을 독려하고 있어 수주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우건설 △희림종합건축 △해외건설협회 등과 함께 르완다를 방문했다. 이는 오는 6월 정부가 서울에서 여는 '2024 한·아프리카 인프라 투자 포럼' 개최에 앞서 아프리카 국가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아직 아프리카 현지에 사업 추진을 단정하긴 이른 단계"라며 "현장을 둘러보고 습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내부에서 사업을 검토할 순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재 사업 영역 다변화의 일환으로 나이지리아에서 전개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며 "회사가 향후 도시개발사업 분야로 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부지도 많다"고 전했다.

미주·유럽 등 선진국 등에선 여전히 소형모듈원전(SMR)과 에너지 사업이 활발하다.

삼성물산은 특히 올해는 지난달 루마니아 SMR 개발사업에 5조원 넘는 자금을 지원했다. 루마니아 도이세슈티 지역 화력발전소를 총 462MW(77MW급 6기) 규모 SMR로 교체하는 사업으로, 오는 2029년부터 상업 운영이 목표다.

현대건설은 미국 SMR 개발사 홀텍(Holtec International)과 독점 계약을 맺고, 원전 밸류체인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 중이다. 양사는 미국 펠리세이드 원전 부지에 첫 SMR 건설을 목표로 하며, 현재 영국 원자력청이 주관하는 SMR 프로젝트 경쟁 입찰전에도 도전한다.

DL이앤씨의 경우도 지난해 미국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X-Energy)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결정, 2000만달러(약 250억원)를 투자해 엑스에너지가 발행하는 전환사채를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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