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증가세, 가계부실 뇌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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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硏 "자영업자 대출 '320조' 추정"
5월말 자영업자 수 585만…1년새 16만명↑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자영업자 대출이 가계대출 부실의 또다른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은행권 신규대출에서 자영업자 대출이 2/3 가량을 넘어섰고 내수둔화가 이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의 빚 상환능력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창업 열풍에 힘입어 자영업자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11일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자영업자 대출은 3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가계부채가 1000조원으로 추산되는 것을 감안하면 3 분의 1 수준이다.

이규복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영업자 부채 비중이 전체 조사대상 가계부채의 30% 정도였다"며 "개인부채가 1070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자영업자 부채는 32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신규 은행 대출에서는 자영업자 대출이 3분의 2가량을 차지했다.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농협, 기업은행 등 6대 시중은행의 6월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35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6조4000억원(4.9%) 늘어났다. 이는 같은 기간 총 대출금 잔액(9조9000억원)의 64.4%에 해당하는 규모다.

하지만 경기부진으로 내수둔화가 지속되면서 자영업자의 부채상환능력은 떨어지고 있다. 5월말 현재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17%로 전년말(0.8%)보다 크게 높아졌다. 한국은행의 '2011년 가계 금융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의 평균 연소득은 5048만원으로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1082만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또한 이들 자영업자들이 사업 수익이 적은 이른바 레드오션 시장(숙박음식업·도소매업·건설업)에 주로 포진돼 있다는 점도 문제다.

최근 LG경제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5월말 현재 숙박음식업에서 자영업자 비중은 30.9%, 도소매업은 34.5%에 달하고 이미 같은 기간 5만명이 새로 가게를 차렸으며 건설업(23.7%)은 4만4000명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들 산업은 대표적 저부가가치 산업으로 올해 1분기 숙박음식업의 1인당 명목 부가가치는 210만원, 도소매업은 650만원, 건설업은 740만원 수준에 그쳤다.

더 큰 문제는 자영업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 5월말 기준 자영업자 수는 585만명으로 1년 새 16만명 증가했으며 지난 2000년대 초반 620만명을 넘어선 후 감소하다 지난해 7월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신설 법인 수도 사상 최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신설법인 수는 6127개로 증가세가 주춤하지만 사상 최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베이비 부머 세대의 은퇴 영향과 벤처에 뛰어드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인원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이민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비중은 전체 근로자 중 23.4%에 달하지만 월평균 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자영업자 수가 전체의 50%를 상회한다"며 "이들의 증가는 소비시장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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