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역세권개발 '삐걱'…대주주 교체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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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권 분쟁으로 갈등 심화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총 31조원 규모의 서울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이 자금조달을 두고 대주주인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1조원 유상증자, 25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발행, 자본금 증액안 등을 놓고 번번이 갈등을 빚더니 이번에는 아예 코레일이 롯데관광개발에 용산역세권개발㈜ 1대주주에서 물어날 것을 요구하는 등 주도권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레일은 이날 오후로 잡혀있는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이하 드림허브) 이사회에서 삼성물산이 갖고 있던 용산역세권개발㈜ 지분 45%를 롯데관광개발로부터 넘겨받는 안을 상정키로 했다.

당초 용산역세권개발은 삼성물산, 롯데관광개발, 코레일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었지만 삼성물산이 대주주들이 요구한 지급보증을 거부하자 지분 45%를 롯데관광개발에 넘기고 사업에서 손을 뗐다. 이후 삼성물산은 랜드마크빌딩 시공권을 연계해 CB발행 시 지급보증을 조건으로 시공권만 확보한 상태다.

코레일이 목적대로 해당 지분을 가져올 경우, 용산역세권개발㈜의 1대주주 자리는 롯데관광개발에서 코레일로 바뀌게 된다. 현재 자산관리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의 지분구조는 롯데관광개발이 70.1%, 코레일이 29.9%다.

문제는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은 시행사인 드림허브와 그 아래 AMC인 용산역세권개발㈜이 사업의 실무를 담당하는 2중 구조로 돼 있다는 것이다. 이사회를 통해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드림허브는 코레일이 25%, 롯데관광개발이 15.1%의 지분으로 각각 1, 2대주주다. 시행사와 AMC의 지분구조가 역으로 얽혀 있는 것이다.

그동안 AMC의 1대주주로 사업의 실무를 주도하는 롯데관광개발이 사업보상 재원 마련 방안을 두고 코레일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대주주 간 갈등이 불거졌다.

◇ 코레일 "더 이상의 희생은 불가"
앞서 코레일은 주주들의 책임강화를 위해 1조원 이상의 유상증자를 고집했고, 롯데관광개발은 CB 발행과 시공권을 연계한 외부투자자 모집으로 맞섰다. 사업의 안정성을 위해서는 자본금을 사업비(약 30조원)의 10~20%이 최소 3조원으로 증액해야 한다는 것이 코레일이 내세우는 표면적 이유지만 속내는 달랐다.

코레일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삼성물산의 일선 후퇴 등으로 사업이 답보상태에 빠지면서 랜드마크 빌딩 선매입과 토지대금 납부 조건 완화 등을 통해 대주주로서의 희생을 감수해 왔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금의 지분구조와 자본금 규모로 사업을 강행할 경우 유사시 추가적인 부담을 코레일 혼자 떠안게 될 수도 있다는 게 코레일 측이 우려하는 사항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현 자금조달 추세를 보면 결국 드림허브 최대주주인 코레일의 희생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며 "랜드마크빌딩 선매입과 토지대금 납부 완화 등 지난해 희생만으로도 대주주의 역할은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롯데관광개발이 자금조달에 책임을 지지 못한다면 1대주주의 역할을 넘기는 것이 맞다"라고 강조했다.

◇ 롯데관광개발 "시공권 연계 CB발행, 외부자금 조달"
이에 대해 드림허브 관계자는 "자본금 50여억원 규모의 롯데관광개발이 코레일과 대등한 파트너로 사업을 끌고 가기엔 약하다는 게 코레일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롯데관광개발도 이같은 점은 인지하고 있다. 유상증자에 맞서며 CB발행과 외부자금 조달안을 추진하는 것도 대규모 유상증자가 단행될 경우, 자금력이 약한 자사의 지분율이 떨어질 것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10일 드림허브 주주총회에서 1조6000억원을 외부투자자로부터 유치해 현 자본금(1조4000억원)을 3조원으로 증액하는 내용의 정관변경 안건이 상정됐지만 롯데관광개발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에 코레일은 표면적인 명분을 걷어내고 주도권 싸움을 본격화한 것이다.

다만 코레일이 롯데관광개발에 삼성물산 지분 양도 요구를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가 판가름 나지 않아 법적 다툼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 관계자는 "롯데관광개발이 삼성물산으로부터 건네받은 지분 45%는 나중에 사업을 이끌만한 곳이 나타나면 양도하도록 돼 있고, 그 대상에 코레일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와 관련해선 롯데관광개발의 해석상 차이가 있긴 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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