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은 총재, 11월 금통위 기자회견 [전문]
김중수 한은 총재, 11월 금통위 기자회견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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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서미선기자] 9일 오전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11월 기준금리를 전월과 같은 연 2.75%로 동결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 동결 배경과 국내외 경제상황, 향후 통화정책 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모두발언>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는 국내외 금융경제상황을 종합 검토한 결과 한은 기준금리를 현재의 2.75% 수준에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키로 결정했다. 배경과 향후 통화정책방향을 설명하겠다.

먼저 세계경제를 보면 미국은 완만한 경기회복세가 이어졌으나 유로지역은 경제활동 부진이 지속됐다. 신흥시장국은 일부 경제지표 개선됐다.

국제금융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개선으로 대부분 안정을 유지했다. 다만 글로벌 주가는 지난 6월 이후 상승세를 멈추고 하락했다. 금통위는 앞으로 세계경제 회복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하며 유럽의 재정위축 등으로 성장 하방위험이 크다고 판단한다.

국내경제는 수출이 감소세에서 벗어나는 움직임을 보였고 소비 및 투자가 증가세이나 성장세는 여전히 미약하다. 10월 중 수출은 신흥시장으로의 수출증가로 3개월 연속 감소에서 전년동월대비 1.2% 늘었다. 내수는 설비투자 등 주요 지표가 자동차업계 파업 등 일시적 부진요인이 소멸하며 증가했으나 개선 정도는 크지 않았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글로벌경제 회복 지연등으로 마이너스 GDP갭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월중 소비자물가상승률과 근원인플레이션률은 1.1%, 1.5%로 전월과 비슷하게 낮은 수준이다. 앞으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수요압력 완화 등으로 당분간 현 수준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10월중 주택매매가격은 수도권은 하락세, 지방 소폭 상승했다. 서비스업중심으로 취업자가 증가했고 제조업에서도 고용 증가폭이 확대됐다. 금융시장에서는 주가가 실적부진 우려 등으로 큰 폭 하락했고 환율은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하락세를 지속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이와 같은 국내외 금융경제상황을 종합검토한 결과 이달 기준금리는 현 수준 유지로 결정했다. 앞으로 해외위험요인 및 이에 따른 국내외 경제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낮추도록 노력하며 성장잠재력이 훼손되지 않는 가운데 중기적 시각에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안정되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다. 오늘 한은 금통위의 금리 동결 결정은 만장일치였다.

<일문일답>
▲한국 경제전망이 L자형 침체인지 3분기가 바닥인지 엇갈리는데 의견은?

-저점이나 L자형 침체는 경기하락이 앞으로 더 클 것 같진 않으나 회복이 될 것이냐 하는 거다. 저점 여부는 사후 판단할 수 있고 사전 예상은 어렵고 적절치 않다. 한국은 수출이 성장을 주도하고 경제성장에 반 이상 영향을 미쳐 통제할 수 없는 대외적 여건을 전망하며 단정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앞으로 경기가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 빠른 회복을 시사하는 건 실증적 자료가 아직 안 보인다. 10월중 건설, 설비투자 등 일부 지표가 약간 회복세가 보이나 회복으로 가는 증거로 말하긴 이르다.

▲환율이 많이 낮아졌다. 3차 양적완화(QE3) 영향인가?

-환율 수준과 속도에 대해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 QE3 시행이 두 달이 안 돼 효과 관찰하긴 시간이 이르다. QE1, 2는 양적완화 첫 정책으로 효과가 금방 나왔지만 QE3은 추가된 것이라 효과를 따로 추출해 무엇에 관한 효과인지 말하기도 쉽지 않다. 현재로서는 QE 1,2보다는 효과가 크지 않고 전반적으로 효과 자체가 약할 것이다.

▲한은과 금융감독원이 외환 공동검사 나가는데 추가적 외환규제가 필요한가?

-선물환 추가 규제 강화를 목표로 검사를 나가진 않았다. 국제금융시장 변화 따라 과거 도입한 외환건전성 관련제도 효과를 검토할 시점이어서 공동검사를 나갔다. 이를 환율에 직접 연결시켜 보는 건 적절치 않다.

▲미국 재정절벽 위험성 어느 정도인가?

-세 가지 가능성이 있다. 먼저 재정절벽 현실화해 미 의회 예산국 전망처럼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4%로 나올 수 있다. 둘째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해 미 정부와 공화당 간 그랜드바겐(대타협)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셋째 중간에 어떻게 될 수 있다. 우리는 세 가지 시나리오에 대해 나름 컨틴전시 플랜 갖고 할 것이다.

▲지난달 한은이 내년 성장률전망치 3.2%로 낮추며 32만건 정도 일자리 창출 가능하다고 했다. 기획재정부는 4%를 근거로 33만건 일자리 창출 가능하다고 했는데 0.8%포인트 차이에서 일자리 차이는 1만건에 그친다.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때 성장률이 1% 떨어지면 일자리는 어느 정도 줄어드는지, 고용 빙하기에 고용 충격이라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은 글로벌 위기 상황이라 과거 경험과 지식에 따라 판단하기 어렵다. 더 중요한 게 임금이다. 지난 8월 이례적으로 정규급여가 전년동기보다 5.5%가량 늘었지만 추가급여와 보너스를 포함하면 -0.5%다. 잡 쉐어링(일자리공유)와 같은 기업 간 협조 등으로 위기 정도에 비해 실업률이 높아지진 않았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다시 노동시장에 들어와 고용이 늘었고 정부 정책에 의해 공공부문 노력으로 (고용이)됐다. 정부와 성장률을 통한 직접적 비교는 적절치 않고 고용의 질이 더 중요하다.

▲재정절벽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주가와 환율이 떨어지는 등 시장 반응이 즉각적이다. 언제 어떻게 재정절벽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나?

-미국의 경우 전망치를 갖고 대처하기보다 가능성을 몇 가지 열어놓고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11월 추수감사절, 12월 하순 크리스마스 등 고려하며 상황을 볼 것이다. 미국 정치권은 마지막 순간에 타협을 보지 미리 하지 않더라. 가장 위험한 시기는 합의가 미뤄지며 크리스마스를 넘어가든지 하는 것인데 미 정부가 마지막 타결을 유도하려 할 것이다.

▲대선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불확실성은?

-한국은 정치의 경기순환 영향이 다른 나라보다 적다. 실물경제는 정책방향 확실성이 낮아 투자 등에 영향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재정정책, 통화정책이 정치적 고려에 의해 이뤄진다고 보긴 어렵다. 통화시장정책은 정치적 중립성 갖고 있다.

▲이전에 환율이 800~900원대도 갔었다. 지금 환율 수준이 기업에게 어려움을 줄 만한가?

-원화강세는 작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전 1050원선이었다. 환율은 다른 나라와의 관계를 고려한 교환 비율이다. 항상 그 당시 상황이 중요하다. 그때와 지금의 일대일 비교는 어렵다. 환율은 내생변수다. 다른 현상이 결집된 숫자다. 원화 수준이 어떻냐는 것은 현 상태에서 문제되는 것이다. 이전에 얼마였다, 식 비교는 중요하지 않다.

▲지난달보다 이달 기준금리 정할 때 세계 경제를 좀 더 긍정적으로 본 것 같다.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나?

-토씨가 어떻게 달라지나 보는지 알고 있다. 단어 하나하나 분석하는 것도 이해하지만 이는 물잔에 물이 반 찼다, 반 비었다고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더 악화될 수 있을 거라고 보지 않지만 저점이 아니라고 보긴 어려운 것이 사전적으로 얘기하기 무리가 있어서다. 세계경제는 과거보단 나빠지지 않을 거고 좋아질 개연성이 있지만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다.

▲현재 정책금리가 적정수준 도달했나?

-정책금리는 한 나라의 잠재성장과 물가 등 정책 목표를 고려해 계산한다. 누구나 다 동의하는 숫자는 나올 수 없다. 테일러 준칙 같은 경우도 2008년 이전까지는 설명력이 75% 정도 있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설명력은 30~40%밖에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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