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양도·취득세 면제 시기 놓고 '시각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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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혼란 가중 우려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여야정이 지난 16일 양도소득세와 생애 첫 구입 주택에 대한 취득세 '면제기준'을 완화키로 합의한 가운데 적용시점을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여야가 각각 다른 입장을 밝히면서 첨예하게 대립, 시장에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여당은 대책발표 시점인 4월1일부터 각종 법 개정에 따른 변화내용을 적용하자는 입장이다. 실제로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이 국회에 제출한 '조세특례법 개정안'에 따르면 양도세 면제 적용시점은 4월1일부터 소급 적용키로 돼 있다.

이에 반해 야당은 국회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하는 날부터 적용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18일 의원총회를 열고 소급적용 여부 등을 확정할 계획이지만 박기춘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대표는 "소급적용은 입법정신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반대한다"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6일 여야정이 관련 합의를 끝낸 직수 변재일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정부는 법안의 소급적용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는 국회 입법권에 해당한다"며 "원칙적으로 법안이 국회에서 의결되고 정부로 이송돼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날이 시행일이 돼야 하지만 부동산 정책의 특성상 소급적용 여부는 원내대표 간 논의키로 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문제는 법 적용시기에 대한 논란이 가중될수록 거래동결이 지속된다는 데 있다. 특히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 대한 취득세 감면은 국회 안정행정위원회가, 양도세 감면은 기재위가 각각 담당하고 있어 각 상임위에서 다른 날짜에 법안을 통과시키면 적용시점이 달라 시장에선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4.1대책 적용시점에 대해 정부안과 시장의 온도 차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런 불확실성은 결국 거래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시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적용시기를 두고 국회가 갈등을 벌이는 것 자체가 시장에 혼선을 불어 일으키는 원인"이라며 "상임위 통과시점은 모호한 점이 있는데다 대책발표 때마다 소급적용 문제가 남게 되면 실효성이 신뢰감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일선 중개업소에서도 여야정이 양도세와 취득세 면제기준 완화 합의에 그치지 말고 소급적용 등 나머지 절차들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강남구 D공인 관계자는 "양도세와 취득세 면제기준 완화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치동의 경우 은마아파트 등의 매물이 거둬들여지고 있다"며 "여야정 합의가 합의에 그치지 않고 이른 시일 내 국회를 통과해야 실질적인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S공인 관계자도 "양도세와 취득세 면제기준 완화가 시장에서 효과를 보려면 역시 국회통과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형평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취득세와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해줬던 9.10대책의 경우 지난해 말로 종료됐다. 이후 여야가 감면기간 연장을 공언했지만 법안은 지난 3월22일에서야 통과됐다.

논란이 일자 국회는 이 법안에 '2013년 1월1일부터 적용한다'는 소급조항을 포함, 올 1월1일 이후 집을 산 사람들도 취득세 감면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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