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이중 화법에 금융시장 '오락가락'
버냉키 이중 화법에 금융시장 '오락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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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지표 등 펀더멘탈에 주목"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벤 버냉키 미 연준 의장이 미국 양적완화 규모를 경기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존 직설적 화법에서는 한발 물러섰지만 국내 금융시장은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벤 버냉키 미 연준 의장은 미 하원 금융위원회에 참석해 "양적완화조치 규모감축은 금년말부터 시작해 내년 중반에 종료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밝히며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버냉키 의장은 "이는 미리 정해져 있지는 않으며 경제 및 금융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된다면 양적완화 조치를 상당기간 유지하고, 필요에 따라선 규모를 확대하거나 추가 부양수단도 채택할 수 있다고 설명한 것. 뉴욕증시는 이를 긍정적 시그널로 받아들이며 상승 마감했다. 

반면 국내 금융시장은 혼조세를 나타냈다. 장 내내 혼조세를 보이던 코스피는 6거래일만에 매도로 돌아선 외국인들에 의해 전날보다 12.01포인트(0.64%) 내린 1875.48포인트에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7원 오른 1126.3원에 장을 마쳤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버냉키가 출구전략은 시행하겠다면서도 시장은 안정되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는 시장 우려감을 해소시키지 못하며 자산시장과 통화시장이 따로 놀게 되는 결과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버냉키 의장이 연내 양적완화 축소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명확히 전달한 만큼 금융시장이 급격한 변동장세를 보이기 보다는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 결과를 주목하며 조정장세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손 연구원은 "버냉키가 연내 양적완화를 축소하겠다고 못박았으므로 금융시장은 이슈를 계속 따라가기 보단 경제지표 결과를 주목할 것"이라며 "특히 환시는 지난 1, 2분기처럼 급등세를 연출하진 않겠으나 달러 움직임을 반영해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문일 외환선물 연구원은 "버냉키 의장이 양적완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건 결론적으로 모든 것이 미국 경제 지표에 달렸다는 의미의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달러화는 중장기적 측면에서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고 향후 미국 경제지표에 대한 민감도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환율은 단기적으로 좁은 범위 거래를 이어가다가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상승세를 재개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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