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한국지엠 스파크EV] 전기차 특유의 부드러움
[시승기-한국지엠 스파크EV] 전기차 특유의 부드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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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쉐보레 스파크EV. (사진=한국지엠)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익숙한 외관과 달리 막상 타보면 이보다 생경할 수가 없다. 흔히 시동을 걸면 울려퍼지는 엔진소리는 온데간데 없고, 들리는 소음이라곤 에어컨에서 나오는 바람소리 뿐이다. 

이달 한국지엠이 국내 시장에 선보인 쉐보레 '스파크EV'에 대한 첫 인상이다. 한국지엠의 순수전치차 스파크EV를 인천 서구 원창동 청라 프루빙 그라운드에서 짧게나마 시승해봤다.

외형은 기존 스파크와 똑닮았다. 다만 전기차의 '연료통'격인 배터리를 탑재하면서 차체가 조금 커졌다.

기존 스파크의 전장은 3595mm, 전폭은 1595mm였지만, 스파크EV의 경우 각각 125mm, 35mm가 길어졌다. 길이가 경차 기준을 초과하면서 스파크의 장점이었던 '경차 혜택'을 못받게 된 셈이다. 이병직 한국지엠 수석엔지니어(상무)는 "고객과 배터리의 안전을 위해 그 부분(경차 혜택)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계기판에 불이 들어오는 모습을 통해 '전원이 켜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가속 페달을 밟아 봐도 별 다른 소리는 없다. 전기차다운 부드러운 승차감은 물론, 의외로 초반 가속이 꽤 시원스럽다.

실제 스파크EV의 동력성능은 최대 출력이 143마력(105kW), 최대 토크가 57.4kg·m다. 시중의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 수치다. 전기차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운전하는 재미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

직선 도로에서는 전기차 특유의 부드러운 느낌이 더 도드라진다. 엑셀을 힘껏 밟아 시속 130km를 넘겼는데도 가속감으로 인한 불안을 전혀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2.65㎞의 잘 닦인 테스트 트랙에서 운전한 덕에 노면 충격을 받을 틈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유독 매끄럽고 얌전한 승차감이다. 가솔린이나 디젤 엔진으로부터 일종의 '두려움'을 느꼈던 운전자라면 스파크EV를 만났을 때 유독 편안할 듯하다. 

한국지엠은 스파크EV에 없는 세 가지로 변속충격과 소음, 배기가스를 꼽기도 했다. 그러나 반대로 이 지점이 오히려 스파크EV를 비롯한 전기차 모델에 대한 호불호를 가를 수도 있을 것 같다. 엔진 소리를 '소음'이 아닌 흥을 돋우는 '사운드'로 생각하는 운전자도 꽤 많으니까 말이다. 

1회 충전으로 스파크EV가 주행할 수 있는 거리는 136㎞. 국내 전기차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이론적으로만 따져 보면 서울에서 세종시까지 주행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여름철엔 에어컨, 겨울철엔 히터를 틀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주행 거리는 이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다.

▲ 쉐보레 스파크EV. (사진=한국지엠)

스파크EV의 판매 가격은 3990만원. 여기에 환경부 보조금 1500만원, 지자체 보조금(제주도 기준 800만원) 등을 적용하면 17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물론 한국지엠이 스파크EV를 내놓으면서 민간 판매에 큰 기대를 걸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보조금 지원이 지역에 따라 한정적인 데다가, 충전 인프라도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멀 것만 같았던 '전기차 시대'의 포문을 여는 데 스파크EV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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