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근우 "신보 역할에 창조경제 성패 달렸다" (취임사 전문)
서근우 "신보 역할에 창조경제 성패 달렸다" (취임사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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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서근우 신용보증기금 신임 이사장이 취임사를 통해 "신용보증기금은 창조경제 구현의 주역"이라며 신보의 역할에 따라 창조경제의 성패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2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본사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그는 이같이 밝히며 "창조경제 시대에는 중소기업이 우리나라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자 고용 창출의 주역"이라며 "신보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주도할 수 있는 최적의 기관"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취임사 전문]

신용보증기금 임직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신임 이사장 서근우입니다.

37년의 긴 역사를 가진 신용보증기금의 이사장으로 취임하게 되어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곳에서 좋은 분들과 많은 일들을 해나갈 생각을 하니 기대되고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을 비롯한 우리나라 경제 여건이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에서 신보를 이끌어 가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되어 무거운 부담감도 느낍니다.

우선, 이제부터 신보 가족의 일원으로서 여러분들과 함께 첫발을 내딛기에 앞서, 지난 37년간 신보의 빛나는 역사를 만들어 오신 전현직 임직원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지난 5년간 신보의 발전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으신 안택수 이사장님께도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신보 가족 여러분!

여러분들과 대면하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지만 사실 저는 직장생활의 대부분을 신보와 관련된 곳에서 보내면서 항상 관심을 갖고 신보를 지켜봐왔습니다. 돌이켜보면, 한국신용평가를 비롯하여 한국금융연구원, 금융감독위원회, 하나금융그룹까지 모두 신보 이사장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간 옆에서 바라본 신보의 모습은 평소에는 중소기업과 국민경제의 성장을 든든하게 뒷받침해주는 일을 하다가, 국민경제가 어려울 때면 가장 먼저 나서서 큰 힘이 되어 주는 믿음직한 공공기관이었습니다. IMF 외환위기 당시 신보의 활약상은 저 또한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구성된 금감위 구조개혁기획단에 몸담고 있었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몇 해 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는 또 다시 경제위기 극복의 일등공신 역할을 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혼자서 응원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신보가 이뤄온 모든 빛나는 업적들은 우리 임직원 여러분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란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이제는 창조 경제의 시대입니다. 기존 경제성장 전략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 하에서 중소기업은 더 이상 단순한 보호와 지원 대상이 아닙니다. 창조경제 시대에는 중소기업이 우리나라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자 고용 창출의 주역입니다.

이처럼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중요성이 높아지다 보니, 중소기업에 대한 대표 지원기관인 신보가 어떤 역할을 어떻게 수행하느냐에 따라 창조경제의 성패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는 분들도 많아졌습니다.

저 역시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중소기업 지원 경험을 갖고 있는 신보야말로 창조경제 구현의 주역으로서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을 실행하고 주도할 수 있는 최적의 기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단순히 신보의 보증 규모가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들에 비해 크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신보가 그 동안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창업에서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옥석을 가리는 높은 안목을 키워왔다는 점입니다. 저는 재임기간 동안 이 같은 신보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 신보가 금융 및 비금융 지원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금융 서비스 지원기관, 동시에 중소기업 지원 업무를 주도하는 핵심 정책기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러한 비전을 여러분들과 함께 성공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서로의 생각을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이사장으로서 몇 가지 기본적인 생각들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기본에 충실한 신보가 되기를 바랍니다. 기본에 충실하자는 말처럼 하기 쉬운 말도 없겠지만, 이 말처럼 실천하기가 어려운 것도 없을 것입니다. 신보의 기본은 신용보증기금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신용보증기금법 제1조를 보면, 신용보증기금의 임무는 신용보증을 통해 기업의 자금융통을 지원하고 균형 있는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입니다.

이를 현재 시점에서 해석해 본다면 효과적인 중소기업 지원을 통해 창조경제의 성공적인 실현을 이끌어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향후 추진하고자 하는 신용보증의 운용 방향, 신상품 및 신사업 개발, 사업구조 개편 등도 모두 이러한 기본에 바탕을 두고 추진돼야 할 것입니다.

둘째, 형식과 실질이 균형을 이루기를 바랍니다. 지난 37년이란 신보의 역사는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 기간 동안 신보는 거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우리나라 경제를 세계시장에서 주요 선진국들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에 비해 신보의 위상은 실물경제의 뒷전에서 여전히 낮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지원기관에 머물러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국민경제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기관으로서 신보의 격을 높임과 동시에 신보 임직원들 개인의 위상도 제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공기관으로서 지나치게 형식주의에 빠지는 것도 지양해야겠지만, 일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도 문제가 있습니다. 이제는 37년의 역사를 가진 공공기관에 어울리는 격식도 어느 정도 갖추어야 하며, 임직원 개개인은 그러한 공공기관에 근무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일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국민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높이는 등 외부와의 관계에서 찾을 수도 있지만, 내부 구성원들의 사고와 행태에서 먼저 나타나야 합니다. 신보의 대외적 위상 제고는 스스로를 존중하고 주변 동료를 존중하는 데에서 시작될 수 있으며 이러한 조직의 위상 변화는 조직 구성원들로 하여금 스스로 그에 걸맞는 역량 유지를 위해 노력하게 할 것입니다.

셋째, 항상 미리 준비하는 조직으로 바뀌기를 바랍니다. 최근의 경제 현실을 보면 어제의 강자도 어느 날 갑자기 시장에서 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대기업들도 한순간의 방심으로 무너지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며, 화려한 성공 이야기를 전해주던 국내 대기업들도 순식간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곤 합니다.

이러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성공했기 때문에 변화를 거부했다는 점입니다. 영원히 계속될 것 같은 성공의 달콤함은 빨리 잊어버릴 때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습니다. 신보 역시 지금까지의 성공에 안주하다보면 나중에 어떤 어려움을 겪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공공기관으로서 보장된 업무가 있으니 주어진 일만 성실하게 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은 위험한 생각입니다.

경제 상황의 변화에 따라서는 어제의 주요 공공기관이 오늘은 할 일 없는 조직으로 전락하고 구조조정의 압박을 받게 될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신용보증 업무에는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 지, 매출채권 보험 업무는 계속 늘어날 것인 지 등 수행하는 업무를 항상 연구하고 미리 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과거에 머무르기 쉬운 공공기관으로서의 조직문화를 보다 열린 조직문화로 변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어느 조직이나 역사가 길어지다 보면 암묵적인 관행과 전통들이 변화를 틀어막고 닫힌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래된 조직의 전통을 지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새로운 상황 변화에 맞는 새로운 조직 운영과 행태를 만들어내는 과제의 성공적 수행 여부는 신보의 공공기관으로서의 존립 여부를 좌우할 것입니다. 항상 새롭고 항상 미리 준비하는 조직으로 만들어 가야겠습니다.

끝으로, 막힘없이 그리고 끊임없이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신보는 인원도 적지 않은데다 근무처도 전국에 흩어져 있어 조직 구성원 간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원활한 소통을 위해 중요한 것은 물리적인 거리가 아니라 심리적인 거리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는 상대방이라도 내가 관심을 갖고 마음을 연다면 심리적인 거리는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2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였는데 모두가 똑같은 생각을 할 수는 없습니다. 얼굴만큼이나 생각도 각양각색인 것이 당연합니다. 일정 수준의 다른 목소리가 있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다른 생각을 가진 신보 구성원들이 소통을 통해 조화를 이룰 수 있다면 신보라는 조직의 역량은 더욱 강력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에 모든 구성원들이 한 가지 생각만 갖고 있다면 조직으로서의 역량 확대에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자주 만나서 많이 이야기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무실에 앉아 있는 시간보다는 전국에 계신 신보 가족을 만나 얘기 나누는 시간을 길게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이사장으로서 지향하고자 하는 몇 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조만간 이를 바탕으로 사업구조 개편을 중심으로 한 조직 개편 방안, 균형과 조화를 바탕으로 한 공정한 인사 운영 방안, 성과평가 부문 개선 방안, 권위적인 조직문화 개선 방안 마련 등 경영 전반에 걸쳐 보다 구체적인 추진계획을 마련할 생각입니다. 그 때 여러분들께서 갖고 계신 생각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신보 가족 여러분! 아시다시피 지금 우리 경제와 중소기업들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신보는 어려움이 닥칠수록 하나가 되어 더 큰 힘을 발휘하며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어왔습니다. 이제 신보 가족이 된 저도 우리 경제와 중소기업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또한, 여러분들이 신보 가족이라는 사실에 더 큰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신보의 발전을 위해 제 모든 역량을 발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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