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홍기택 "대우건설 분식회계, 사실 아니다"
[일문일답] 홍기택 "대우건설 분식회계, 사실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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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류희경 KDB산업은행 수석부행장과 홍기택 KDB금융지주 회장이 11일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KDB산업은행)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대우건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홍기택 KDB금융지주 회장(겸 KDB산업은행장)이 "유출 문서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본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KDB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의 최대주주다.

홍기택 회장은 11일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해당 문서는 확정된 손실이 아니라 손실 가능성을 예측한 것"이라며 "손실에 대한 '가능성'과 '확정'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강조했다. 문제의 자료는 회계 자료가 아닌 회사 경영관리 차원에서 마련된 리스크 자료라는 설명이다.

다음은 이날 홍 회장과의 일문일답 내용.

▲대우건설 회계조작 관련해 언론보도가 나왔는데.

-대우건설 회계분식과 관련해 지난해 12월10일경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해당 자료는 대우건설이 자체적으로 착공 예정인 건설 사업에 대해 향후 손실이 어디까지 발생할 수 있는지 예측해 놓은 것이다. 손실을 확정한 게 아니라, 손실 가능성에 대해 최소치와 최대치를 가정한 셈이다. 손실에 대한 '가능성'과 '확정'은 하늘과 땅 차이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의 문건이 금감원에 전달된 것 아닌지 추정하고 있다. 그 내용은 이미 공유된 정보다. 산은 측은 (이번 문건을) 회계분식과 관련된 새로운 확정 손실로 판단하지 않고 있다. (담당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법인도 그렇게 보고 있다. 결국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의 시나리오일 뿐이다.

-(김형종 KDB산업은행 사모펀드 본부장) 대우건설은 건설경기가 계속 안좋은 상황이다 보니까, 최악의 경우가 지속될 경우 부실 우려 사업장의 연도별 손실이 어느정도 나올 수 있는지를 담당 본부장들에게 체크하라는 차원이었을 거다. 부실이 예상되는 사업장의 경우 원가 절감을 하도록 하는 등 경영 관리 목적의 리스크 자료다. 이 자료가 외부로 유출되면서 분식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데, 해당 자료는 회계 자료가 아니다.

▲금감원 감리 결과 회계 조작으로 1조원이 훌쩍 넘는 부실을 감춘 게 사실로 드러난다면 산은은 어떤 영향을 받나?

-1조수천억원이 전부 분식으로 인정이 된다면 당연히 재무재표에 반영된다. 우리가 보기에는 (분식회계가) 아니다. 금감원이 건설회계와 관련된 회계 처리를 보수적으로 하라고 독려했고, 대우건설도 작년 회계 처리를 상당히 보수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부 우려가 될 수 있는 내용이지만, 가상의 상황일 뿐이다.

▲동부그룹 자산매각 작업은 어떻게 되고 있나.

-동부그룹에서 2조8000억원 정도의 자구 계획안을 내놓고 자산을 매각하겠다고 제시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구조조정에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자산 하나하나를 모두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회사 부채가 어떤 구조로 어떻게 구성됐는지, 자산의 시장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봐야 한다. 일부 자산은 주식 담보로 대주주가 차용한 경우가 있어 매각해도 차용한 부분을 또 다시 상환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이체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때문에 특수목적회사(SPC)에 모두 넣기가 부담된다. SPC로 들어갈 부분은 하고, 아닌 부분은 개별 매각으로 나가야 한다.

▲STX 구조조정 상황은?

-취임했을 당시 이미 STX 구조조정은 시작되고 있었다. 팬오션은 작년 6월 법정관리 신청을 했고 11월에 회생절차가 개시됐다. 채무, 회생 채권이 동결됐지만 일부 우발 채무는 남아있다. 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산은은 주도하지 않는다. 옆에서 보조해주는 역할에 그친다. 다만 산은이 팬오션에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법정관리에 갔음에도 2000억원의 운영자금을 지원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회사 영업이 빠른 속도로 정상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STX유럽은 STX핀란드와 STX프랑스, STX OSV 등 세 가지 회사로 나뉜다. 그중 OSV는 이미 매각됐으며, 남은 두 회사를 매각하기 위해 매크레딧스위스를 매각 주간사로 선정해 실사를 끝냈다.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들어간다.

▲현대그룹 자구안은?

-현대그룹은 아직 주채무계열에 속한 기업이 아니다. 주채무계열의 경우 금융기관으로부터 제공받은 신용공여금액이 금융기관 전체 신용공여금액의 0.1% 이상이 돼야 한다. 현재 현대그룹은 1조5000억원 정도라 주채무계열에서 벗어나는 걸로 알고 있다. 금감원이나 관계당국이 이 비율을 0.075%로 내리겠다고 해서 주채무계열로 들어올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까지 산은은 현대그룹의 최다 채권은행일 뿐이다. 하지만 산은 입장에선 현대그룹 유동성 문제에 관심을 갖고 볼 수밖에 없다. 현재 확정된 것은 현대증권을 SPC를 통해 매각하는 문제다. 개별 매각을 하게 되면 매각 시간이 소요된다. 예측하지 못한 문제도 발생할 수 있고, 딜을 하는 데 시간이 걸려 유동성 위기가 생길 수 있다.

▲산은의 지난해 손실 규모는 어느 정도로 예상하나?

-작년 국정감사에서 적자 규모가 1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 1조원대의 손실 가능성이 있다.

▲산은법이 2월 임시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는다면?

-현재 정부가 2월 임시 국회 통과에 매진하고 있다. 만약 통과가 안된다면 지방선거 끝난 이후 7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2월은 현재 희망사항이다. 우리(산은)가 결정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피통합기관으로서 신속하게 통합이 추진되도록 TF를 운영하고 있다.

▲통합 추진단은 어떻게 운영되나?

-현재 통합추진 TF는 산은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정책금융공사와 일부 소통을 통해 나름대로 통합안을 마련하는 중이다. 이후 산은법이 통과되고 통합이 결정되면 금융위원회와 산은, 정책금융지주로 구성된 통합 추진단이 활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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