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 닫은 재벌그룹…롯데 유보율 5767% '최고'
곳간 닫은 재벌그룹…롯데 유보율 5767%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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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삼성-현대重-현대車 순

[서울파이낸스 남라다기자] 국내 10대그룹 상장 계열사의 현금 유보율이 최대 5000%를 넘어서는 등 투자보다는 현금 쌓아두기에 급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대 그룹(자산총액 기준) 70개 상장 계열사의 작년 말 현금유보율은 평균 1578.5%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2년 말 1414.2%보다 164.3%p 높아진 수치다. 유보율이 1500% 넘는 것은 자본금의 15배가 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의 자본금은 총 28조1000억원으로 1년 전과 변동 차이가 없지만 잉여금은 444조2000억 원으로 2012년보다 11.3% 증가해 유보율이 높아졌다. 기업의 유보율이 높으면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는 것을 나타내지만, 인력채용, 배당, 설비 등 재투자를 하지 않는 것으로 기업의 투자가 위축됐다는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기업별로 보면, 롯데그룹의 유보율이 5767%로 가장 높았다. 롯데 소속 6개 상장사의 잉여금 총액은 27조 원으로 자본금(4670억 원)의 58배를 넘어섰다. 실제로 롯데칠성음료가 유보율 2만6117%로 상장사 중에서 상위 4위에 올랐으며 그 뒤로 롯데제과가 2만3221%로 5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포스코(3937%), 삼성(3321%), 현대중공업(3092%), 현대차(1661%) 등이 유보율이 높았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경기 침체와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이 투자보다는 현금을 보유해 위기에 대처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된 탓이다.

하지만 기업들의 심각한 투자 기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경제계 관계자는 "유보율이 높다는 것은 경영 성과에 대해 주주들에게 분배해야 함에도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투자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기업들은 재정적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된 이후에는 현금을 보유하기 보다 유보금을 투자에 투입하고 주주들에게도 환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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