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비행' 저비용항공사, 서비스·안전은 뒷전?
'고공비행' 저비용항공사, 서비스·안전은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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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점유율 50% 상회…소비자피해 급증·안전점검 미흡

[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저비용항공사(LCC)의 지난달 국내선 점유율이 절반을 넘어서는 등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낮은 서비스 품질과 안전 문제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22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항공과 진에어·에어부산·이스타항공·티웨이항공 등 주요 5개 LCC는 출발 기준 112만7868명의 승객을 수송해 전체 223만1294명 중에서 50.5%를 차지했다. 이들 5개 LCC는 올 1분기 시장점유율이 47.5%로 지난해 같은 기간 47.3%보다 0.2%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지난달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110만3426명을 수송해 49.5%를 기록했다.

LCC가 순항을 하는 데는 신규 취항이 늘었기 때문이다. 5개 LCC의 운항횟수는 지난해 주당 691편에서 올 하반기 821편으로 늘어난다. 같은 기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운항 편수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CC의 가장 큰 매력은 저렴한 비용이다. 대형 항공사들이 제공하는 기내 서비스 등을 대폭 줄여 항공권 값을 낮춘 덕에 특히 중거리 여행객들이 즐겨찾는다.

업계 관계자는 "저비용 항공사는 승객을 원하는 곳까지 안전하게 수송하는 항공 서비스의 본질에 중점을 둔다"며 "불필요한 서비스를 줄여 운임을 낮췄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지자체에서는 침체된 지방공항을 육성하기 위해 LCC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내 대형항공사와 외국계항공사 역시 LCC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설립이 논의 되고 있는 곳만 해도 7개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수요가 연간 100만명이 넘는 울산에서는 지자체와 민간이 공동으로 투자해 저비용항공사를 설립할 예정이며 대형항공사인 아시아나는 기존의 에어부산에 이어 김포와 인천을 거점으로 삼는 제2의 LCC를 추가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그러나 LCC를 이용객들이 늘면서 불만도 급증하는 추세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 저가 항공사 관련 소비자 피해가 296건으로 전년(119건)보다 1.5배 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접수된 LCC 관련 불만 사항에 따르면 △환불 거부 △운송 불이행 및 지연 △서비스 불만 △물품 파손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가장 많은 피해구제 접수 건수를 기록한 에어아시아제스트는 지난해 8월 항공기 결함과 안전규정 위반으로 5일간 필리핀 항공당국으로부터 운항 정지 처분을 당해 이용객들이 공항에서 발목이 묶이는 사례까지 있었다.

또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LCC의 특가 이벤트에도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중국, 일본, 홍콩으로 가는 항공이 5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판매돼 해당 LCC 업체는 포털사이트 1위를 장식하곤 한다. 하지만 특별 할인 행사 때마다 사이트 접속자가 폭주해 구매 기회도 얻지 못하고 정작 항공권을 구매한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안전 문제도 여전히 개선해야 할 과제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몇몇 해외 LCC들이 착륙사고를 일으켜 유럽에서 운항이 금지됐음에도 한국에서는 여전히 취항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국내 이용자들이 가장 많은 불만을 보였던 에어아시아제스트는 여기에도 포함됐으며 이와 함께 세부퍼시픽, 에어비쉬켁 등도 들어갔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들 항공사가 국내 항공당국으로부터 별도의 안전점검을 받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 해당 국가와 항공사에 대한 정비와 안전관리 상태 등을 현지에서 수시로 점검해 별도의 블랙리스트나 등급 체계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취항하는 해외 저가항공사들은 국내에서 이륙 전 운항증명서와 탑재용 항공일지, 조종사 자격증의 유효 여부 등 서류 확인만 거치며 항공기정비와 운항관리 등에 대한 점검은 해외 저가항공사가 소속된 국가에서만 실시하는 상황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저가 항공업계가 시장 점유율을 늘이기 위해 무리한 이익을 창출하려다 보면 반드시 서비스 품질 관리나 안전에서 문제가 일어날 것"이라며 "특히 저가항공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정비 인력을 확충하고 서비스 품질 제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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