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19년 '무파업 전통' 깨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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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사실상 파업 수순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19년째 무파업 행진을 이어온 현대중공업 노조가 임금단체협약 교섭 과정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사실상 파업 수순을 밟게 됐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5일부터 임시 비상체제에 돌입하고 다음달 3일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노동위원회에 내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지난 3개월간 무려 31차례의 교섭을 펼쳤으나 사측은 아무런 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추석 전에도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제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다음달 2일 임단협 중앙보고대회를 열고 지난 3개월 간 진행해온 협상 경과와 집행부가 예정하고 있는 투쟁 일정에 대해 조합원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다음날 노동쟁의 조정 신청 이후 노사는 10일 동안 1번의 대면 설명과 2번의 출석 조정 절차를 거치게 되며, 13일까지도 조정을 완료하지 못하면 노조는 실제 쟁의 절차에 들어갈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까지 온건·실리 성향의 노조 집행부의 영향으로 19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이뤄왔다. 금융위기 이후에는 회사의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임금 인상 요구를 자제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 2009년에는 회사에 임금 인상 결정이 위임됐으며, 2010년에 9만9182원, 2011년 13만545원, 2012년 11만1231원, 2013년 9만1221원 인상 수준에서 임금 협상이 마무리 돼 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강성 성향의 집행부가 선출되면서 노조는 직원들의 임금과 복지후생 증진의 필요성을 주장해왔고, 올해 임단협에서는 12년만에 최고 수준인 13만2013원(현 기본급 대비 6.51%, 통상임금대비 5.9% 수준)의 기본급 인상을 내용으로하는 요구안을 제시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 14일 상견례 이후 30여차례 임금 인상을 위한 협상을 벌여왔지만 사측이 경영 악화를 이유로 노조의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별다른 결과를 도출해내지 못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단 하나의 안건도 노조 측에 제시하지 않고 있어 협상이 꽉 막힌 상태"라며 "안일한 방법으로 임단협을 진행해온 사측이 태도를 바꿔 협상의 물꼬가 트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조 측에서 노동 쟁의에 대한 직접적인 의견 전달을 받지는 못했지만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내부적으로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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